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여성들을 기념하는 로스앤젤레스 유산
여성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로스앤젤레스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전시관부터 우주 시대의 식당들, 그리고 세계 최초의 LGBTQ 나이트클럽까지, 로스앤젤레스의 여성들이 남긴 업적들을 알아봅시다.
참고: 오픈 시간과 날짜는 수시로 변동되니 개별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세요.
도로시 버펌 챈들러(Dorothy Buffum Chandler) - 뮤직 센터(The Music Center)
뮤직 센터(The Music Center)는 미국에서 가장 큰 예술 센터 중 하나로, 아맨슨 시어터(Ahmanson Theatre),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Dorothy Chandler Pavilion), 마크 테이퍼 포럼(Mark Taper Forum),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 등 화려한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LA Phil), 로스앤젤레스 오페라단(LA Opera), 센터 시어터 그룹(Center Theatre Group), 로저 와그너 합창단(the Los Angeles Master Chorale) 등 저명한 회사들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이 센터는 또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 글로리아 코프먼 프리젠츠 댄스 앳 더 뮤직 센터(Glorya Kaufman Presents Dance at The Music Center)로도 유명합니다.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은 로스앤젤레스 타임(Los Angeles Times)지 사장 노먼 챈들러(Norman Chandler)의 아내 도로시 버펌 챈들러 부인의 이름을 따 지어졌습니다. 예술계의 전설적인 거장인 챈들러 부인은 1951년 자선 콘서트 ‘볼을 구하라’(Save the Bowl)를 열어 재정난으로 파산할 위기에 처한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업적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이어 1955년부터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본부 건축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약 2천만 달러(약 32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모았습니다. 1964년 12월 6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개관식에서는 28세 지휘자 즈빈 메타(Zubin Mehta)의 지휘 하에 역사상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연주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1964년 12월 18일 타임(Time)지는 챈들러 부인을 표지 모델으로 선정하고, “미국 여성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진정한 모범적인 시민성이 무엇인지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맨슨 시어터와 마크 테이퍼 포럼은 1967년 4월에 개관했으며, 2003년 개관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은 챈들러 부인이 기획에 직접 참여해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비록 챈들러 부인은 1997년 세상을 등지고 말았지만, 부인이 남긴 문화 유산은 로스앤젤레스의 후손들에게 오래도록 빛을 쬐어줄 것입니다.
릴리언 디즈니(Lillian Disney) -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
릴리언 디즈니 부인은 잉크 화가로 1925년 월트 디즈니(Walt Disney)와 결혼해 1966년까지 그와 함께 했던 사람입니다. 부인은 남편이 좋아했던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Mickey Mouse)의 이름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1928년 뉴욕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로 여행차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월트 씨는 릴리언 부인에게 모티머 마우스(Mortimer Mouse)라며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보여주었습니다. 부인은 그 이름이 너무 우울한 느낌이 든다며 대신 미키 마우스라는 이름이 어떠냐고 제안했습니다.
1987년 부인은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건축 자금으로 5천만 달러(약 620억 원)를 쾌척했습니다. 콘서트 홀의 디자인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맡았으며, 부인이 별세한 지 6년이 지난 2003년 개장했습니다. 콘서트 홀 옥상에는 블루 리본 정원(The Blue Ribbon Garden)이 숨어 있는데, 이 정원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로즈 포 릴리(A Rose for Lilly)로, 고 릴리안 디즈니와 그가 사랑했던 로열 델프트(Royal Delft) 도자기 꽃병과 장미를 기리는 분수입니다. 부인은 또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CalArts) 설립 자금을 지원했으며, 1971년 개교한 이래 이 대학은 팀 버튼(Tim Burton), 돈 치들(Don Cheadle),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그리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유명한 픽사(Pixar) 애니메이터들을 포함한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왔습니다.
메리 픽포드(Mary Pickford) - 에이스 호텔 극장(The Theatre at Ace Hotel)
토론토에서 글래디스 루이즈 스미스(Gladys Louise Smith)라는 태명을 가지고 태어난 메리 픽포드 여사는 무성 영화 시대에 유명세를 떨치던 인물입니다. 전성기 시절 미국의 연인(America's Sweetheart)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픽포드 여사의 인기는 영화계 스타 그 이상이었으며, 할리우드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데이비드 와크 그리피스(D. W. Griffith), 더글러스 페어뱅스(Douglas Fairbanks)와 더불어 유나이티드 아티스츠(United Artists)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입니다. 픽포드 여사는 지금의 에이스 호텔 극장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영화관 디자인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여사는 1930년 초 배우로서의 삶을 은퇴하기 전 여러 영화를 제작했으며, 이후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와 영화 구호 기금(Motion Picture Relief Fund)을 설립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픽포드 여사는 1979년 별세하였으나, 여사의 이름을 딴 메리 픽포드 재단(Mary Pickford Foundation)은 그 뜻을 이어받아 자선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성 빌딩(The Woman's Building)
페미니스트 스튜디오 워크숍(Feminist Studio Workshop)은 1973년 예술가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그래픽 디자이너 셰일라 드 브레트빌(Sheila de Bretteville), 그리고 예술역사학자 알린 레이븐(Arlene Raven)이 설립한 곳으로, 미국 최초의 독립 예술학교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본래 맥아더 공원(MacArthur Park) 근처에 위치한 건축계의 선구자인 소피아 헤이든(Sophia Hayden)이 1893년 만국 박람회(World's Columbian Exposition)에서 선보인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건축된 빌딩에 설립되었으며, 워크숍에서는 이 빌딩에 여성 빌딩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워크숍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예술적 기교와 지식 개발을 지원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 동호회를 주최하고 후원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Los Angeles Conservancy)에서 “20세기 후반 레즈비언과 페미니스트 문화의 초석”이라 평가한 여성을 위한 빌딩은 페미니스트들의 성지가 되어 여성 공동체 서점(Sisterhood Bookstore), 여성 언론 연합(the Associated Women's Press), 미국 여성 연합(National Organization for Women) 지역 지부, 여성 해방 조합(the Women's Liberation Union) 등 주요 단체와 우먼스페이스 갤러리(Womanspace Gallery), 갤러리 707(Gallery 707), 그랜드뷰(Grandview)의 주요 활동지가 되었습니다. 이후 1975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시내 스프링(Spring) 가에 있는 창고로 이전하고, 1991년 폐쇄되기 전까지 그곳에서 운영을 지속해왔습니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와 지역 회원들의 도움으로 이 빌딩은 2018년 6월 역사문화 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 <1970년대 여성들의 공간들>(2022년 3월 8일)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에서 <사람과 공간: 1970년대 여성들의 공간>을 개최합니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온라인 토론회에서는 여성 알코올 중독 치료 센터(Alcoholism Center for Women; ACW), 크렌쇼 여성 센터(the Crenshaw Women's Center), 여성 빌딩(The Woman's Building) 등 로스앤젤레스 여성들에게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공간들을 살펴보고, 서베이LA(SurveyLA, 로스앤젤레스 역사 자원 조사 위원회)에서 발표한 논문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 로스앤젤레스 여성의 권리(Women’s Rights in Los Angeles Historic Context)의 내용을 다룹니다.
보전 위원회 50주년 행사 1970년대, 그후 50년('70s Turn 50)는 위원회 상무이사 에이드리언 스콧 파인(Adrian Scott Fine)이 진행할 예정으로, 최고 전문가 패널들과 함께 합니다.
- 케이트 에거트(Kate Eggert) - 고스니 에거트 역사 보전 자문 위원회(Gosney-Eggert Historic Preservation Consultants) 공동 설립자
- 린지 멀케이(Lindsay Mulcahy) -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 지역사회 지원 활동 담당자
- 에반 세인트찰스(Evanne St. Charles) - 아키텍추럴 리소시스(Architectural Resources) 그룹 건축사학자 및 보전 계획 담당자
- 시언 윈십(Sian Winship) - 건축사학자 협회 캘리포니아 남부 지부장
토론회는 12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로스앤젤레스 보전 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가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비디 메이슨 기념 공원(Biddy Mason Memorial Park)
로스앤젤레스 시내의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 근처에 위치한 비디 메이슨 기념 공원은 저명한 자선가이자 아프리카 감리교 감독교회(the First African Methodist Episcopal Church)의 창립자 중 한 명이었던 브리짓 비디 메이슨(Bridget “Biddy” Mason)을 기리는 곳입니다. 메이슨 여사는 1856년 해방되어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해 보모로 일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 10년 뒤 집을 한 채 매입해 고아원을 운영하다 자신이 보유한 토지에 로스앤젤레스 최초의 감리교회를 설립한 뒤 교회에 토지 소유권을 이전했습니다. 기념 공원에서 여사의 눈부신 발자취를 확인해 보세요.
크리스틴 웨더릴 스티븐슨(Christine Wetherill Stevenson) - 포드 극장(the Ford)
피츠버그 페인트사(Pittsburgh Paint Company)를 물려받았던 크리스틴 웨더릴 스티븐슨 여사는 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옥외 극장을 만들어 자기가 만든 연극을 선보이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깨닫게 된 계기는 1920년 순례자 극장(Pilgrimage Theatre)을 개관하고 자신이 해석한 예수의 삶을 그린 연극 공연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사는 1922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해 세워진 할리우드 순례 기념비(the Hollywood Pilgrimage Memorial Monument, 또는 할리우드 대십자가 the Great Hollywood Cross)는 스티븐슨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스티븐슨 여사의 연극은 1929년까지 매년 여름 공연되었으나, 그해 10월에 발생한 산불으로 인해 원래 있던 목조 십자가가 소실되면서 중단되었습니다.
1931년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산의 입구를 본떠 콘크리트로 지은 새 극장이 개관하며 여사의 공연은 1964년까지 계속되었으나, 결국 2차 세계 대전으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그후 1941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극장을 소유하게 되었고, 1976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예술계에 큰 공헌을 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사의 이름을 따 존 앤슨 포드 극장(John Anson Ford Theatre)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오늘날 포드 극장은 로스앤젤레스 최고의 옥외 극장으로 꼽히며 다양한 문화 공연이 열리는 곳이 되었습니다.
주얼 타이스 윌리엄스(Jewel-Thais Williams) - 캐치 원(Catch One, 또는 Jewel’s Catch One)
알링턴 하이츠(Arlington Heights) 내 코리아타운 변두리에 위치한 캐치 원은 일렉트로닉, 힙합, 인디 댄스, 메탈, 락까지 폭 넓은 장르의 음악이 있는 로스앤젤레스 최고의 나이트클럽 중 하나입니다. 본래 주얼스 캐치 원으로 알려져 있던 이 클럽은 1973년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위한 게이와 레즈비언들을 위한 디스코 클럽으로 개장한 곳입니다. 40년의 전성기 동안 주얼 타이스 윌리엄스 여사는 릭 제임스(Rick James)와 마돈나(Madonna)부터 디스코 퀸이라 불렸던 실베스터 제임스 주니어(Sylvester James Jr.)까지 수많은 유명인이 방문했습니다. 이러한 성소수자를 위한 공헌을 기려 윌리엄스 여사는 2016년 웨스트 할리우드(West Hollywood)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프라이드 퍼레이드 축제(LA Pride Parade & Festival)에서 리더로 선발되었습니다.
헬렌 리우 퐁(Helen Liu Fong) - 놈스(Norms), 팬스(Pann’s)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되고 유행한 구기 건축 양식(Googie architecture)은 자동차 문화가 깃들어 있는 도로변의 건물들과 표지판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 양식의 중심에는 헬렌 리우 퐁이 있었습니다. 차이나타운에서 출생한 퐁 여사는 20세기 중반의 독특한 다이너(diner) 디자인을 탄생시킨 아멧 앤 데이비스(Armet & Davis)에서 근무하며 라 시에네가(La Cienega)의 유명한 놈스(Norms) 식당, 잉글우드(Inglewood)의 팬스(Pann's), 그리고 미라클 마일(Miracle Mile)의 조니스(Johnie's)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담당했습니다. 윌셔(Wilshire) 대로와 페어팩스(Fairfax) 가 사이에 있는 조니스는 과거에는 카페였던 식당으로,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owski), 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 등 유명한 영화를 촬영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주디 바카(Judy Baca) - 로스앤젤레스의 만리장성(The Great Wall of Los Angeles)
2021년 12월 발행된 로스앤젤레스 타임즈 지 기사에서 예술 평론가 캐롤라이나 미란다(Carolina A. Miranda)는 “로스앤젤레스의 풍경을 만들어낸 몇 안 되는 예술가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고 한다면 주디 바카를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시각 미술가이자 사회 공공 예술 자원 센터(Social and Public Art Resource Center; SPARC)의 공동 창립자인, 바카 화백은 0.5 마일(약 0.8km)에 달하는 벽에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그려낸 작품 로스앤젤레스의 만리장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노스할리우드에 위치한 터헝가 방수로(Tujunga Flood Control Channel) 서벽에 그려져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만리장성은 높이 13 피트(약 3.96m)에 길이가 2,754 피트(약 0.84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벽화입니다. 이곳은 북쪽에는 옥스너드(Oxnard) 로, 동쪽에는 콜드워터 캐니언(Coldwater Canyon) 대로, 남쪽에는 버뱅크(Burbank) 대로, 그리고 콜트워터 캐니언 연장도로(Coldwater Canyon Extension, 또는 랜서 로 Lancer Lane)가 감싸고 있습니다. 1974년부터 1984년까지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400여 명의 청소년들과 그 가족들이 작업한 이 벽화에는 선사시대부터 1960년대까지 시간순으로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국립 공원 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에서는 이 작품이 "아메리카 원주민, 라틴계(특히 멕시코 혈통을 가진, 자신을 치카노 또는 치카나로 칭하는 사람), 아프리카계, 아시아계, 유대계 사람들이 캘리포니아 문화가 성립하는 데 끼친 영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로스앤젤레스의 만리장성은 2017년 9월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었으며,
길이를 지금의 두 배로 늘여 2020년대의 모습까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앤드루 멜론 재단(Andrew W. Mellon Foundation)에서 500만 달러(약 62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확장 작업은 2028년 하계 올림픽 시기에 맞추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월리스 애넌버그(Wallis Annenberg)
월리스 애넌버그는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애넌버그 재단(Annenberg Foundation)의 의장이자 재단장, 그리고 최고 경영자로, 미국 내외의 비영리 단체에 자금을 조달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애넌버그 씨는 또 센추리 시티(Century City)에서 2020년까지 운영되었던 애넌버그 사진 전시관(Annenberg Space for Photography) 개관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베벌리 힐스(Beverly Hills)의 월리스 애넌버그 공연 예술 센터(Wallis Annenber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와, 공공 수영장 및 지역 공동체 시설인 산타모니카(Santa Monica)의 애넌버그 커뮤니티 비치 하우스(Annenberg Community Beach House)를 짓기도 했습니다.
노마 메릭 스클라렉(Norma Merrick Sklarek) - 퍼시픽 디자인 센터(Pacific Design Center)
건축계의 선구자 노마 메릭 스클라렉 선생의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os Angeles International Airport; LAX) 제1터미널부터 퍼시픽 디자인 센터와 패션 디자인 상업 대학(the Fashion Institute of Design and Merchandising)까지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선생은 1962년 캘리포니아에서 건축가 면허를 취득한 최초의 흑인 여성이었으며 과거 뉴욕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뉴욕 면허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스클라렉 선생은 건축계에서 진로를 추구하기 위해 힘든 길을 걸어 왔습니다. 2012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지에 실린 부고 기사에는 건축계에서 감내해야 했던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여실히 드러나 있습니다. 선생은 1980년대 중반 여성으로만 구성된 회사를 공동으로 창립했으며 미국 건축가 협회 대학(American Institute of Architecture College)에서 석학회원(fellow)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 반 누이 공항(Van Nuys Airport)
730 에이커(약 2.95㎢)의 면적을 차지하는 반 누이 공항(Van Nuys Airport; VNY)은 샌퍼낸도 밸리(San Fernando Valley) 중심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범용 공항입니다. 최초의 여성 비행사인 바비 트라우트(Bobbi Trout)는 이 공항 상공에서 1929년 단엽 비행기로 무려 12시간 11분 동안 주유하지 않고 비행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아멜리아 에르하르트(Amelia Earhart) 는 시속 184 마일(약 시속 296km)의 최고 속력을 기록했습니다. 그 다음 해인 1930년 10월에는 플로렌스 로우 판초 바네스(Florence Lowe "Pancho" Barnes)가 시속 196.19 마일(약 시속 315.74km)을 달성하며 에르하르트의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929년 11월 메트로폴리탄 공항(Metropolitan Airport)에서 이엽 비행기 썬빔(Sunbeam)을 비행한 트라우트(과거 반 누이스의 이름)와 엘리노어 스미스(Elinor Smith)는 공식적으로 여성 최초로 공중 급유를 하며 최장 비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1945년 6월, 붉은 곱슬머리의 노마 진 도티(Norma Jeane Dougherty)는 공항 내 군용 공장의 드론 조립 라인에서 일하던 중 양크(Yank) 잡지사에서 전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싣기 위해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소문에 의하면 노마 진은 그 사진 덕분에 스크린 테스트를 통과해 마릴린 먼로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반 누이 공항의 마릴린 먼로 이야기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