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드라마 속, LA 호텔 명장면 따라가기

The Westin Bonaventure's elevators are seen in "True Lies" and "In the Line of Fire."

Scene from "Ghostbusters" (1984) at The Biltmore
| Photo: @filmtourismusLA를 찾는 모든 이들은 별을 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많은 방문객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머무는 호텔들 자체가 이미 ‘스타’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LA의 수많은 호텔들은 웬만한 배우들도 부러워할 만큼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합니다. 지금부터 스크린에 영원히 이름을 남긴 로스앤젤레스의 전설적인 호텔들과 그 명성을 만들어 준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세요.
노트: 운영 시간과 오픈 일정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각 호텔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세요.

웨스틴 보나벤처 호텔 & 스위트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웨스틴 보나벤처 호텔 & 스위트(The Westin Bonaventure Hotel & Suites)는 1974년 존 포트먼(John Portman)이 설계했습니다. 111미터 높이, 1,474개의 객실, 그리고 5개의 타워로 구성된 이 건물은 LA 최대 규모의 호텔로, 미래지향적인 콘크리트와 유리 건축미 덕분에 수많은 로케이션 헌터들이 끊임없이 찾는 명소입니다.
이 호텔에서 가장 많이 스크린에 등장하는 장소는 바로 원형 유리 엘리베이터입니다. 1994년 영화 트루 라이즈(True Lies)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말을 타고 엘리베이터에 진입하는 명장면을 남겼습니다. 1993년 인 더 라인 오브 파이어(In the Line of Fire)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대통령 암살범을 쫓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입니다. 1995년 로맨틱 코미디 포겟 파리스(Forget Paris)에도 또 다른 엘리베이터가 등장합니다. 호텔은 각 엘리베이터 옆에 촬영작을 기념하는 명판을 설치해두어, 방문객들이 영화 속 장면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1995년 영화 닉 오브 타임(Nick of Time)에서 조니 뎁은 호텔 내부를 누비며 딸을 찾아 헤매는 역할을 맡아, 건물 전체가 영화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34층에 위치한 보나비스타 라운지(BonaVista Lounge)는 360도로 회전하는 스카이라운지로, 80년대 시트콤 잇츠 어 리빙(It’s a Living)에서 ‘Above the Top’이라는 바의 촬영지로 등장했습니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
다운타운 LA의 중심,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를 내려다보는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The Biltmore Los Angeles)은 남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전설적인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1923년, 슐츠 & 위버(Shultze & Weaver)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11층 규모의 이 호텔은 건축미와 인테리어가 눈부신 명소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8차례 열렸던 장소이자, 300편이 넘는 영화 및 TV 작품에 등장해 온 진정한 스크린의 단골 주인공입니다.
1984년 비버리 힐스 캅(Beverly Hills Cop)에서는 에디 머피가 묵는 ‘비버리 팜 호텔’로 등장했습니다. 같은 해,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에서는 ‘세지윅 호텔(Sedgewick Hotel)’로 등장해, 슬라이머 유령을 잡는 명장면이 탄생했습니다. 1986년 존 휴즈의 고전 프리티 인 핑크(Pretty in Pink)에서는 몰리 링월드가 크리스털 볼룸(Crystal Ballroom)에서 무도회에 참석하는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보쉬(Bosch), 매드 맨(Mad Men) 등 다양한 TV 시리즈에도 등장하며, 호텔 자체가 LA의 역사와 영화사를 함께 담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루즈벨트 호텔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루즈벨트 호텔(The Hollywood Roosevelt)은 1927년에 건립되었으며, 1929년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장소로 전설적인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머물렀는데, 특히 마릴린 먼로는 호텔 수영장 위층의 객실에서 2년간 거주하기도 했습니다. 호텔의 화려한 건축미와 무어 양식의 로비는 수많은 영화와 TV 작품에 등장하며,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공간입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에서는 이 호텔이 ‘트로피카나 모텔’로 위장해, 톰 행크스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거의 잡을 뻔한 명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크로스로드(Crossroads)의 마지막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조 샐다나, 타린 매닝, 댄 애크로이드가 이곳에 체크인합니다. 1989년 청춘 영화 쉬즈 아웃 오브 컨트롤(She’s Out of Control)에서는 호텔이 졸업 무도회 장소로 등장합니다. 이 외에도 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Charlie’s Angels: Full Throttle, 2003), 인터널 어페어스(Internal Affairs, 1990), 더 페이비러스 베이커 보이즈(The Fabulous Baker Boys, 1989) 등에 등장했습니다. 또한, 호텔의 유명한 수영장은 MTV 리얼리티 시리즈 더 힐스(The Hills)에서 로렌 콘래드와 크리스틴 카발라리가 자주 어울리던 장소로 정기적으로 등장하며,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라스 팔마스 호텔
라스 팔마스 호텔(Las Palmas Hotel)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오베이션 할리우드(Ovation Hollywood),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TCL 차이니즈 극장 등 틴셀타운의 대표 명소들과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가성비 좋은 호텔입니다. 이 호텔이 영화사에 남긴 가장 큰 발자취는 바로 1990년 로맨틱 코미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입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비비안 워드의 집으로 등장하며,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에드워드 루이스가 소방차 사다리를 타고 비비안을 구하러 오는 명장면의 촬영지입니다. 이 소방 계단은 영화 속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30년이 넘은 지금도 전 세계 팬들이 찾아오는 인기 포토 스팟입니다. 또한, 이곳은 사인필드(Seinfeld) 시즌 4 ‘The Trip’ 에피소드에서 크레이머가 LA 방문 중 머무는 호텔로도 등장해, TV 팬들에게도 익숙한 장소입니다.

선셋 웨스트 호텔
과거 사하란 모터 호텔(Saharan Motor Hotel)로 불렸던 선셋 웨스트 호텔(현재는 SureStay Collection by Best Western)은 지금도 레트로 감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복고풍 미학 덕분에 오랫동안 로케이션 스카우트들에게 사랑받아 온 촬영 명소이기도 합니다. 1995년 영화 스피시즈(Species)에서 나타샤 헨스트리지의 캐릭터가 할리우드에 처음 도착해 머무는 곳으로 등장합니다. 1989년 TV 영화 L.A. 테이크다운(L.A. Takedown)과 1988년 드라마Cop에서는 범죄 현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2009년 코미디 영화 스프레드(Spread)에서는 운이 풀리지 않는 애쉬튼 커처가 며칠간 머무는 모텔로 등장합니다. 최근에는 TV 시리즈 Southland 시즌 1 ‘Mozambique’ 에피소드에서 한 어린 목격자가 묵는 곳으로 등장했습니다.
또한 이 호텔은 영화뿐 아니라 실제 스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1978년, 무명 배우였던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Swayze)와 아내 리사 니에미는 LA로 이주한 후 약 일주일간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스웨이지는 2009년 자서전 "Time of My Life"에서 이곳을 자신의 LA 첫 번째 집으로 회상했습니다.

베벌리 윌셔, 포시즌스 호텔
1928년에 지어진 베벌리 윌셔 호텔((Beverly Wilshire, A Four Seasons Hotel))은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머물렀던 호텔로 유명합니다. 1990년의 이 블록버스터에 영감을 받아 호텔에서는 “프리티 우먼 포 어 데이(Pretty Woman for a Day)”라는 패키지를 운영해, 투숙객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럭셔리 러브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에서 불과 몇 걸음 거리에 위치한 이 호텔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달라이 라마, 일본 천황 등 세계적인 인사들을 맞이한 바 있습니다. 또한 문학과 헐리우드의 역사를 함께 품고 있는 장소로, 대실 해미트(Dashiell Hammett)는 이 호텔에서 The Thin Man을 집필했고, 워렌 비티(Warren Beatty)는 펜트하우스에 오랜 기간 거주했습니다. 1950년대 후반에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인근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촬영할 때 이곳에 머물렀으며, 이후 존 레논(John Lennon) 역시 요코 오노와 별거 기간 동안 엘비스가 묵었던 곳이라는 이유로 이 호텔에 머물렀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베벌리 힐스 호텔 & 방갈로
사랑스럽게 "핑크 팰리스(Pink Palace)”라 불리는 베벌리 힐스 호텔 & 방갈로(The Beverly Hills Hotel and Bungalows)는 1912년, ‘비벌리 힐스’라는 도시가 생기기 전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수 세대에 걸쳐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와 명사들이 이곳에 머물렀으며, 호텔의 전설적인 폴로 라운지(Polo Lounge)는 지금도 할리우드의 거물들이 점심과 칵테일 미팅을 즐기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유명 건축가 폴 리비어 윌리엄스(Paul Revere Williams)는 이 호텔의 폴로 라운지, 크레센트 윙, 독특한 사인 간판을 디자인했으며, 호텔의 시그니처 색상인 핑크와 그린을 선택했습니다.
이 호텔은 1978년 닐 사이먼의 캘리포니아 스위트(California Suite)에서 중심 무대로 등장했으며, 그 외에도 The Bad and the Beautiful (1952), The Harder They Fall (1956), The Way We Were (1973), Shampoo (1975), American Gigolo (1980), The Kid Stays in the Picture (2002), Saving Mr. Banks (2013) 등 수십 년에 걸쳐 수많은 영화에 등장하며 LA의 고전적 영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텔 앤젤노
호텔 앤젤리노(Hotel Angeleno)는 선셋 대로와 I-405 고속도로 교차로에 위치한 원통형 구조의 17층 건물로, LA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영화·TV 촬영지 중 하나입니다. 원래 홀리데이 인(Holiday Inn)으로 지어졌으나, 2006년 세련된 현대식 호텔로 리모델링되었습니다. 200여 개 객실에는 모두 개별 발코니가 있으며, 호텔 내 WEST 레스토랑 & 라운지에서는 고급 요리와 함께 LA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촬영 대부분은 홀리데이 인 시절에 이루어졌으며, 1995년 마이클 만의 스릴러 히트(Heat)에서 알 파치노와 나탈리 포트만이 호텔에 체크인합니다. 2004년 인디 히트작 사이드웨이즈(Sideways)에서 폴 지아마티와 토머스 헤이든 처치가 산타바바라로 가는 길에 호텔 앞을 지나갑니다. 70년대 TV 시리즈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 Hutch) 시즌 1 ‘Death Ride’ 에피소드에서는 탐정들이 이곳에서 목격자를 데려가는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W 로스앤젤레스 – 웨스트 베벌리 힐스
원래 웨스트우드 마퀴스 호텔 & 가든(Westwood Marquis Hotel and Gardens)으로 알려졌던 W 로스앤젤레스 – 웨스트 베벌리 힐스(W Los Angeles–West Beverly Hills)는,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풀사이드에서 로라 산 지아코모에게 조언을 듣는 장면으로 유명합니다. 현재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쳤지만, 조개껍질 모양의 수영장(WET Deck)은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수영장은 앙투라지(Entourage) 시즌 4에서 빈스와 에릭이 어울리는 장소로, Win a Date with Tad Hamilton에서 케이트 보스워스의 숙소로, 90210에서는 나오미 클라크의 거주지이자 리암 코트의 근무지로, No Strings Attached에서는 나탈리 포트만이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는 장소로, 뉴 걸(New Girl) 시즌 1 ‘Valentine’s Day’ 에피소드에서는 슈미트가 제스를 가르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호텔 어윈
베니스 비치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어윈(Hotel Erwin)은 1967년 처음에는 베스트 웨스턴 마리나 퍼시픽 호텔로 지어졌습니다. 이후 2008년 어윈 소콜(Erwin Sokol)이 인수한 뒤, 전면적인 리모델링과 함께 스위트룸 한 층 추가, 루프탑 신설 등을 거쳐 현재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TV 시리즈 쿠거 타운(Cougar Town) 시즌 4 ‘Have Love Will Travel’ 에피소드에서 커트니 콕스와 친구들이 LA를 방문하며 이곳에 머무는 장면이 촬영되었고, 특히 베니스 비치 보드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루프탑 바 ‘High Rooftop Lounge’가 주요 촬영지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호텔은 지금도 베니스 비치의 파노라마 뷰와 세련된 분위기 덕분에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스팟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