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는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Marilyn Monroe in "The Seven Year Itch"
Marilyn Monroe in "The Seven Year Itch"

노마 진 모텐슨(Norma Jeane Mortenson)은 1926년 6월 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늘날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배우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초, 최고의 영화배우 반열에 올랐지만 36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먼로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How to Marry a Millionaire)>,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등 고전 영화에서 코믹한 연기를 펼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형화된 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그녀는 액터스 스튜디오(Actors Studio)에서 공부했고, <버스 정류장(Bus Stop)>에서 드라마틱한 연기 변신으로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추정’되는 논란의 죽음 이후 수십 년 동안, 마릴린 먼로는 전설적인 영화배우이자 세계적인 섹스 심볼,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먼로는 지난 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들을 선정하는 타임지 올해의 여성 100인(100 Women of the Year)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22년 9월에는 넷플릭스에서 <블론드(Blonde)>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논란의 주인공 아나 데 아르마스(Ana de Armas)가 마릴린 역을, 에이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가 아서 밀러 역을, 바비 카나베일(Bobby Cannavale)이 조 디마지오 역을 연기했습니다. 앤드루 도미닉(Andrew Dominik) 감독이 연출한 <블론드>는 조이스 캐롤 오츠(Joyce Carol Oates)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인 영화입니다.

 마릴린 먼로가 즐겨 찾던 호텔과 레스토랑부터 세계 최고의 먼로 기념품 컬렉션까지, 마릴린 먼로의 영원한 유산을 만나 볼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 명소를 소개합니다.

Interior photo of the Hollywood Roosevelt's Marilyn Monroe Suite with wood walls and white couch
Marilyn Monroe Suite | Photo: Hollywood Roosevelt Hotel

더 할리우드 루스벨트(THE HOLLYWOOD ROOSEVELT)



LA의 랜드마크인 할리우드 루스벨트 호텔은 마릴린 먼로가 모델 일을 시작할 무렵에 2년 동안 머물렀던 곳입니다. 먼로는 루스벨트의 유명한 트로피카나 풀(Tropicana Pool)에서 진행된 첫 잡지 촬영 당시 1950년대 빈티지 카바나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약 70제곱미터 규모의 마릴린 먼로 스위트(Marilyn Monroe Suite)는 탁 트인 공간에 간이 주방,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를 갖추고 있습니다.

Marilyn Monroe in Korea, after a USO performance  at the 3rd U.S. Inf. Div. area. (Feb. 17, 1954)
Marilyn Monroe in Korea, after a USO performance (Feb. 17, 1954) | Photo: Cpl. Welshman (Army), Wikipedia

할리우드 박물관(HOLLYWOOD MUSEUM)



할리우드의 역사와 유산이자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할리우드 박물관(Hollywood Museum)은 100년이 넘는 할리우드 역사에 등장한 1만 점 이상의 소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할리우드 기념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박물관에는 마릴린 먼로가 금발로, 루실 볼(Lucille Ball)이 빨간 머리로 변신했던 맥스 팩터(Max Facor)의 유명한 메이크업 룸도 있습니다. ‘마릴린 먼로 컬렉션’에서는 개인 물품과 옷장부터 리무진까지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릴린 먼로의 백만 달러짜리 허니문 드레스는 할리우드 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전시품입니다. 먼로는 조 디마지오와 결혼 후 신혼여행에서 이 드레스를 입었고, 1954년 주한미군 위문공연에서도 입었다고 합니다. 이 드레스는 그녀가 개인적으로도 계속 입어서 일반적인 할리우드 옷장 아이템과는 다른 특별한 유물로 남았습니다.

Marilyn Monroe and Jane Russell leave their handprints at Grauman's Chinese Theatre (1953)
Marilyn Monroe and Jane Russell in the Forecourt of the Stars (June 26, 1953) | Photo: TCL Chinese Theatre, Facebook

TCL 차이니즈 극장 아이맥스(TCL CHINESE THEATRE IMAX)



마릴린 먼로의 ‘금발의 백치’ 페르소나는 제인 러셀과 함께 주연한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1953) 같은 영화에서 코믹한 효과를 주는 데 활용됐습니다. 부유한 남자를 노리는 로렐라이 리 역을 맡은 먼로의 연기는 윌리엄 트래빌라(William Travilla)의 유명한 핑크 새틴 드레스를 입고 ‘다이아몬드야말로 여자의 가장 친한 친구랍니다(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를 부르는 명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영화의 성공으로 먼로와 러셀은 당시 그라우맨스 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이었던 TCL 차이니즈 극장의 유명한 포코트 오브 더 스타(Forecourt of the Stars)에 자필 사인, 손자국과 발자국을 콘크리트에 영구 각인했습니다.

Musso & Frank Grill

무쏘 앤 프랭크 그릴(MUSSO & FRANK GRILL)



수 세대에 걸쳐 수많은 유명 인사와 20세기 최고의 작가들이 무쏘 앤 프랭크 그릴(Musso & Frank Grill)에서 클래식 스테이크 하우스 요리를 즐기고 유명한 마티니를 마셨습니다. 1919년에 문을 연 이곳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에드 우드(Ed Wood)>, <보슈(Bosch)>, <코민스키 메소드(The Kominsky Method)>, <페리 메이슨(Perry Mason)>(2020), <매드 맨(Mad Men)> 등 수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등장했습니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지배인이 지키고 있는 무쏘의 백룸은 1934년 할리우드 엘리트 전용 프라이빗 공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1950년대에는 마릴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 엘리자베스 테일러, 스티브 맥퀸 등 할리우드 전설들이 백룸에서 음료와 애피타이저를 즐겼습니다. 1955년에 백룸이 문을 닫은 후, 오리지널 바는 현재 위치인 ‘뉴 룸(New Room)’으로 옮겨졌습니다.

The main bar of the Formosa Cafe at night
Main bar of the Formosa Cafe | Photo by Maxim Shapovalov

포모사 카페(FORMOSA CAFÉ)



포모사 카페(Formosa Café)는 과거 워너 할리우드 스튜디오, 새뮤얼 골드윈 스튜디오,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스튜디오로 불렸던 공간, 지금의 더 롯(The Lot) 스튜디오 옆에 문을 열었습니다. ‘스타들이 식사하는 곳’으로 유명한 포모사 카페 내부에는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제임스 딘, 험프리 보가트, 말론 브란도,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전설이 된 스타들의 사인이 담긴 수백 장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2019년 6월에는 ‘1933 그룹’이 주관한 240만 달러 규모의 리노베이션 후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Barney's Beanery in West Hollywood
Photo: Barney's Beanery

바니스 비너리 - 디 오리지널(BARNEY'S BEANERY - THE ORIGINAL)



1920년, 웨스트 할리우드에 문을 연 바니스 비너리(Barney’s Beanery) 본점은 클라크 게이블, 말론 브란도, 짐 모리슨, 재니스 조플린 등 여러 세대에 걸친 대중문화 아이콘들이 좋아하는 식당이었습니다. 현재 5개 지점으로 확장한 바니스 비너리에서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1959) 촬영 당시 단골손님이었던 마릴린 먼로가 즐겨 주문했던 클래식 칠리(classic chili)를 지금도 맛볼 수 있습니다. 슈거 케인 코왈치크 역을 연기한 먼로는 1960년,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Marilyn Suite at The Charlie Hotel
Marilyn Suite | Photo: The Charlie Hotel

더 찰리 호텔(THE CHARLIE HOTEL)



찰리 호텔(The Charlie Hotel)은 한때 웨스트 할리우드의 스위처 애비뉴(Sweetzer Avenue)에 있는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자택이었습니다. 1920년대 스타일의 매력적인 방갈로 건물들은 마릴린 먼로, 마를레네 디트리히, 베티 데이비스, 클라크 게이블 등 채플린의 배우 친구들이 종종 머물렀던 곳입니다. 오늘날 방갈로 14채는 전통적인 호텔 숙박과는 다른, 은밀하고 스타일리시한 공간을 선사합니다. 1940년대에 마릴린 먼로는 오늘날 그녀의 이름을 딴, 침실 2개짜리 방갈로에서 살았습니다. 더 마릴린(The Marilyn)에서는 격식을 갖춘 식당에서 초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현대적인 주방은 프라이빗한 야외 파티오로 연결됩니다.

Lemmy's Lounge at Rainbow Bar & Grill on the Sunset Strip
Lemmy's Lounge at Rainbow Bar &amp; Grill | Photo: @_bennibenson_, Instagram

레인보우 바 & 그릴(RAINBOW BAR & GRILL)



전설적인 선셋 스트립의 록시 극장(Roxy Theatre) 옆에 있는 레인보우 바 & 그릴(Rainbow Bar & Grill)은 1970년대 초부터 레드 제플린과 앨리스 쿠퍼부터 머틀리 크루, 포이즌, 건즈 앤 로지스까지, 록 스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왔습니다.

레인보우 바 & 그릴이 되기 전에 이곳은 빈센트 미넬리가 주디 갈랜드와 결혼 생활을 하던 당시에 소유했던, 빌라 노바(Villa Nova)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습니다. 빌라 노바는 1952년에 마릴린 먼로와 조 디마지오가 소개팅을 한 곳이기도 합니다. 소개팅이 있던 그날 밤 이후 70년이 지났지만, 손님들은 아직도 ‘마릴린 부스(Marilyn booth)’를 요청합니다.

Marilyn Monroe at the Beverly Carlton Hotel (1951)
Marilyn Monroe at the Beverly Carlton Hotel, 1951 | Photo by Phil Burchman, Avalon Hotel, Facebook

아발론 호텔(AVALON HOTEL)



베벌리 힐스 중심 아늑한 곳에 자리한 아발론 호텔(Avalon Hotel)은 프라이빗 카바나가 딸린 인상적인 수영장 테라스와 세련된 올리베리오 레스토랑을 자랑하는 스타일리시한 부티크 호텔입니다. 아발론 호텔은 구 베벌리 칼튼 호텔(Beverly Carlton Hotel)로 업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습니다. 마릴린 먼로는 1948년부터 이 호텔에 간간이 묵었습니다. 당시 먼로의 사진을 보면 모래시계 모양의 수영장과 풀사이드 카바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벌리 힐스 호텔 앤 방갈로(THE BEVERLY HILLS HOTEL AND BUNGALOWS)



마릴린 먼로는 배우 활동을 하는 동안 베벌리 힐스 호텔에 여러 번 묵었습니다. 그녀가 ‘핑크 팰리스(Pink Palace)’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때는 영화 <사랑을 합시다(Let’s Make Love)>(1960)를 촬영하던 중이었습니다. 먼로와 극작가 남편, 아서 밀러(각색을 했으나 크레딧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음)는 <꼭대기 방(Room at the Top)>으로 막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시몬 시뇨레와 그녀의 남편 이브 몽탕이 머물던 방갈로 옆 방갈로에 묵었습니다. 먼로와 몽탕은 영화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가까워졌다고 알려졌으며 짧은 불륜 관계로도 이어졌습니다. 먼로와 밀러는 1961년 먼로의 마지막 영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The Misfits)>이 개봉하기 직전에 이혼했습니다.

Marilyn Monroe, "Here's to You" from "The Last Sitting"
Marilyn Monroe, "Here's to You" from "The Last Sitting" | Photo:&nbsp;Antonio Marín Segovia, Flickr

호텔 벨에어 도체스터 컬렉션(HOTEL BEL-AIR, DORCHESTER COLLECTION)



2021년에 개관 75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호텔 벨에어(Hotel Bel-Air)는 2011년 10월, 2년에 걸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리노베이션 공사 후 다시 문을 열어 할리우드 황금기의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운 세대의 여행객들을 초대합니다. 스패니시 미션 양식으로 설계된 이 럭셔리 호텔은 부촌인 벨에어 에스테이츠의 약 4만 8,562제곱미터 부지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마릴린 먼로는 조 디마지오, 아서 밀러와의 결혼 생활과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촬영 기간을 포함해 10년 동안 호텔 벨에어에 살았습니다. 

호텔 벨에어는 1962년 6월, 먼로가 사망하기 6주 전, 사진작가 버트 스턴(Bert Stern)이 보그(Vogue) 잡지의 의뢰를 받아 촬영한 사진 작품 마지막 유혹(The Last Sitting)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촬영은 매일 세 차례에 걸쳐 스위트 룸에서 진행됐습니다. 스턴은 1982년에 <마지막 유혹(The Last Sitting)>을 최초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스턴이 촬영한 2,500여 장의 이미지가 대부분 포함돼 있으며, 먼로가 마음에 안 들어서 가위표로 지웠던 이미지가 포함된 밀착 인화지도 실려 있습니다.

Marilyn Monroe’s crypt at Pierce Brothers Westwood Village Memorial Park & Mortuary
Marilyn Monroe’s crypt at Pierce Brothers Westwood Village Memorial Park &amp; Mortuary | Photo: Thomas Hawk, Flickr

피어스 브라더스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 파크(PIERCE BROTHERS WESTWOOD VILLAGE MEMORIAL PARK)



피어스 브라더스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 파크(Pierce Brothers Westwood Village Memorial Park)는 마릴린 먼로, 레이 브래드버리, 트루먼 카포티, 파라 포셋, 잭 레먼, 월터 매소, 딘 마틴, 로이 오비슨, 나탈리 우드, 프랭크 자파 등 대중문화계의 거장들이 마지막 안식처로 삼은 곳입니다. 글렌든 애비뉴(Glendon Avenue)에만 입구가 있어 숨겨져 있는 것 같지만 찾을 수는 있습니다.

먼로는 기억의 회랑(Corridor of Memories), 분홍색 대리석 무덤(24번)에 묻혀 있습니다. 먼로 옆에는 2017년 9월에 세상을 떠난 휴 헤프너가 묻혔습니다. 조 디마지오는 먼로 사망 후 20년 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그녀의 묘소에 빨간 장미 여섯 송이를 보냈습니다. 그는 먼로와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사망할 때까지 홀로 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