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즐기는 LA 해변 투어 파트 2: 플라야 델 레이에서 토런스 비치까지

로스앤젤레스의 가장 대표적인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미국의 서쪽 끝이 태평양과 맞닿은 이곳에는 따뜻한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진 해안선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해변들을 가장 즐겁게 탐험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약 35km 길이의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Marvin Braude Bike Trail), 일명 더 스트랜드(The Strand)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것입니다. 이 포장된 자전거 도로는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 윌 로저스 주립 해변(Will Rogers State Beach)에서 시작해 남쪽 토런스 비치(Torrance Beach)까지 이어집니다.
파트 1에서는 윌 로저스 주립 해변에서 출발해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까지의 경로를 안내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Part 2에서는 플라야 델 레이(Playa del Rey)에서 시작해 맨해튼(Manhattan), 허모사(Hermosa), 레돈도(Redondo) 등 사우스 베이의 해변 도시들을 지나 최종 목적지 토런스 비치까지 달려보겠습니다.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달린다면 편도 약 2시간 이내에 완주할 수 있으며, 중간중간 멈춰 해변 명소를 즐기며 달린다면 하루 종일 여유롭게 탐방할 수도 있습니다.
라이딩 전 알아두면 좋은 팁
- 자외선 차단 필수. 해변 특성상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기 때문에 선크림을 자주 덧바르고, 물놀이 후에도 다시 발라 주세요. 헬멧 착용도 잊지 마세요.
- 물과 간식 챙기기. 천천히 달리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충분한 수분과 간식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 여유 있게 즐기기. 코스를 전부 완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몇몇 해변 구간만 선택해 중간중간 내려서 구경하고 휴식을 즐기며 느긋하게 라이딩해 보세요.
- 자전거 자물쇠 지참. 해변을 걸으며 발을 담그거나,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를 수도 있으니 자전거를 안전하게 잠글 수 있는 잠금장치를 꼭 챙기세요.
- 혼잡 구간 주의. 특히 주말에는 자전거 길이 매우 혼잡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천천히 달리거나, 사람이 많은 구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자전거 대여 가능. 자전거가 없다면 Perry’s Cafe 지점이나 The Strand을 따라 있는 여러 렌털 샵에서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습니다.

플라야 델 레이 (Playa del Rey)
조용하고 여유로운 해변 마을에서 즐기는 버거 한 입!
윌 로저스 주립 해변에서 라이딩을 시작했다면, 플라야 델 레이에 도착했을 때 약 16km을 달린 셈으로, 전체 코스의 절반 지점에 가까워집니다. 플라야 델 레이는 규모가 작고 소박한 분위기의 해변 커뮤니티지만, 잠시 멈춰 간식이나 식사를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플라야 프로비전(Playa Provisions)에서 아이스크림 콘을, 더 섁(The Shack)에서 클래식한 버거를, 카페 핑구이니(Caffe Pinguini)에서는 직접 만든 파스타를 맛보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또한,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의 남쪽 구간에 집중해 라이딩을 즐기고 싶다면, 플라야 델 레이를 기점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주차 공간도 비교적 여유로워, 출발지로 삼기 편리한 장소입니다.

도크와일러 주립 해변 (Dockweiler State Beach)
모닥불과 비행기 이륙 소리가 어우러진 독특한 해변 구간
도크와일러 주립 해변은 더 스트랜드를 따라 달리는 여정 중에서도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간입니다. 해변 곳곳에 대형 모닥불 피트(fire pits)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장작은 직접 가져와야 합니다), 인근 LAX 공항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머리 위로 굉음을 내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바로 해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거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항공기 이착륙을 아주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모닥불 피트는 오후 10시까지 이용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LA 해변 중 실제로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특히 주말에는 인기가 매우 높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전거로 도크와일러 해변과 인근 엘 포르토 비치(El Porto Beach)를 지날 때는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지만, 느긋하고 여유로운 라이딩 코스입니다. 점차 길이 평탄해지면서 맨해튼 비치(Manhattan Beach)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엘 포르토 & 맨해튼 비치 (El Porto & Manhattan Beach)
산업 시설과 해변이 공존하는 인상적인 풍경, 그리고 그림 같은 부두
도크와일러 해변에서 맨해튼 비치 피어(Manhattan Beach Pier)로 향하는 길에 자전거 도로는 엘 포르토(El Porto) 지역 외곽에 자리한 Chevron 정유소의 거대한 산업 타워 아래를 지나갑니다.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파도, 그리고 거대한 산업 건축물이 맞닿는 이 구간은 자전거를 타며 바로 그 아래를 지나가기 때문에 더욱 극적인 대비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타워 남쪽의 작은 방파제 근처에는 서퍼들이 파도를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잠시 쉬어 가고 싶다면 이곳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모래사장에 발을 담그며 서핑하는 사람들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업 지대가 끝나고, 낮은 건물들과 주택이 밀집한 엘 포르토의 주거지로 풍경이 전환됩니다.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는 이름 그대로인 Surf Food Stand가 있어, 에스프레소나 브렉퍼스트 부리토가 필요할 때 들르기 좋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로즈크란스 애비뉴(Rosecrans Ave)를 따라 자전거길에서 잠시 벗어나 하이랜드(Highland)로 올라가 보세요. Fishbar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Pancho’s Restaurant에서 멕시코 요리를, 혹은 이 지역의 다양한 레스토랑과 바에서 맛있는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 맨해튼 비치 피어는 사진으로 담기에 완벽한 건축물입니다. 부두 위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는 순간, 이 라이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허모사 비치 (Hermosa Beach)
여유로운 분위기와 넓은 스트랜드를 따라 부두에서 부두로
맨해튼 비치 피어에서 남쪽으로 몇백 미터만 달리면 허모사 비치(Hermosa Beach)에 도착합니다. 35번가(35th Street)에 이르면 자전거길이 갈라지는데, 직진하면 허모사 애비뉴(Hermosa Avenue)를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이 있지만, 여기서는 직각으로 해변 쪽으로 꺾어 보행자 도로를 따라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길은 해변과 평행하게 이어지는 넓고 매끄러운 보행자 전용 도로, 즉 전통적으로 ‘더 스트랜드(The Strand)’라 불리는 구간으로, 갑자기 길이 넓어지고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여유로운 라이딩을 즐기세요.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구조대 탑과 끝없이 펼쳐진 금빛 모래사장이 이어집니다.
자전거 도로는 곧 허모사 비치 피어(Hermosa Beach Pier)의 피어 애비뉴(Pier Avenue)와 교차합니다. 여기서도 선택은 두 가지 — 계속 남쪽으로 페달을 밟아도 좋고, 자전거에서 내려 부두를 탐방해도 좋습니다. 허모사 피어는 베니스 피어처럼 단순한 낚시용 부두이지만, 해안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일품입니다. 부두 주변에는 피어 애비뉴를 따라 다양한 상점과 맛집이 밀집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지점입니다. 추천 맛집으로는, Good Stuff – 가볍게 즐기기 좋은 건강식 카페, Scotty’s on The Strand – 해변 뷰를 즐기며 식사하기 좋은 인기 레스토랑, Hennessey’s Tavern – 맥주와 버거로 라이더들의 사랑을 받는 펍이 있으며, 이 구간은 넓은 길, 느긋한 분위기, 아름다운 해안선이 어우러져 더 스트랜드 라이딩 중 가장 여유롭고 그림 같은 순간을 만들어 줍니다.

레돈도 비치 & 토런스 비치 (Redondo Beach & Torrance Beach)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의 남쪽 끝, 절벽 지대에 닿기 전의 마지막 해변
허모사 비치에서 레돈도 비치(Redondo Beach)까지는 더 스트랜드(The Strand)를 따라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구간입니다. 레돈도에 도착하면 — 정확히는 레돈도 비치 마리나(Redondo Beach Marina) 부근에서 — 자전거 도로가 해변을 벗어나 하버 애비뉴(Harbor Avenue)로 이어집니다. 이 구간에는 녹색으로 칠해지고 차량과 분리된 전용 자전거 차선이 잘 마련되어 있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으며, 잠시 후 경로는 인터내셔널 보드워크(International Boardwalk), 피셔맨스 워프(Fisherman’s Wharf), 그리고 레돈도 비치 피어(Redondo Beach Pier)를 지나게 됩니다. 이 지역은 주말이면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인기 해변 명소로, 산책로와 부두 곳곳에 식당과 상점이 즐비합니다. 다행히 자전거길은 보행자 밀집 구간을 피해 우회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보트 체험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페달 보트를 빌려 여유롭게 물 위를 떠다니거나, 유리 바닥 보트 투어를 통해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됩니다. R10 소셜 하우스(R10 Social House)는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인기 개스트로펍으로, 라이딩 도중 들러 식사와 맥주를 즐기기 좋습니다. 자전거길은 레돈도의 활기찬 보드워크와 부두를 스쳐 지나 다시 해변으로 이어지며, 마지막 구간인 토런스 비치(Torrance Beach)로 향합니다. 이곳은 더 스트랜드의 공식적인 남쪽 종점으로, 그 너머에는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Rancho Palos Verdes)의 절벽 지형이 이어져 새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구간: 레돈도 비치 → 토런스 비치
드라마틱한 절벽 지형이 펼쳐지는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Rancho Palos Verdes)를 향해 남쪽으로 이어지는 2마일의 마지막 구간은, 그야말로 모래와 바다만이 함께하는 고요하고 그림 같은 풍경의 연속입니다. 레돈도에서 토런스 비치까지의 이 마지막 구간은 주변에 방해 요소가 거의 없어, 오롯이 바닷바람과 해안선의 여유로움을 느끼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순수한 해변 자전거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총 약 35km에 달하는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은 토런스 비치(Torrance Beach)의 페리스 카페(Perry’s Cafe)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해변 자체는 조금 더 이어져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의 절벽 아래까지 펼쳐지지만, 자전거 도로는 이곳에서 끝입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LA에서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해안 자전거 코스 중 하나를 완주하며, 남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해변 명소들을 두 바퀴로 누비는 멋진 여정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