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즐기는 LA 해변 투어 파트 1: 윌 로저스 비치에서 마리나 델 레이까지

Venic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Venic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Marvin Braude Bike Trail), 일명 더 스트랜드(The Strand)는 총 길이 약 35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로, LA의 대표적인 해변들을 이어주는 최고의 해안 라이딩 코스입니다. 포장된 평탄한 길을 따라 산타모니카(Santa Monica)와 베니스 비치(Venice)를 지나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에서 내륙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다시 플라야 델 레이(Playa del Rey)에서 해변으로 복귀하여 맨해튼, 허모사, 레돈도 등 사우스 베이의 해변 도시들을 따라 달리다 보면 토런스 비치(Torrance Beach)에서 마무리됩니다. 이 길은 자전거 이용자뿐만 아니라 조깅, 롤러블레이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LA 해변의 상징적인 산책로입니다.

이 2부작 가이드는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인근의 윌 로저스 주립 해변(Will Rogers State Beach)에서 시작해 남쪽 토런스 비치까지 이어지는 트레일 코스를 따라갑니다.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달린다면 편도 약 2시간 이내에 완주할 수 있고, 여유롭게 해변 곳곳을 들르며 즐긴다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충분합니다. 이 트레일은 LA의 바다와 도시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자전거 여행 코스입니다. 빠르게 달려도 좋지만, 중간중간 멈춰서 해변의 풍경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이 길의 매력입니다.

라이딩 전 알아두면 좋은 팁

  1. 자외선 차단 필수. 해변 특성상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기 때문에 선크림을 자주 덧바르고, 물놀이 후에도 다시 발라 주세요. 헬멧 착용도 잊지 마세요.
  2. 물과 간식 챙기기. 천천히 달리더라도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충분한 수분과 간식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3. 여유 있게 즐기기. 코스를 전부 완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몇몇 해변 구간만 선택해 중간중간 내려서 구경하고 휴식을 즐기며 느긋하게 라이딩해 보세요.
  4. 자전거 자물쇠 지참. 해변을 걸으며 발을 담그거나,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를 수도 있으니 자전거를 안전하게 잠글 수 있는 잠금장치를 꼭 챙기세요.
  5. 혼잡 구간 주의. 특히 주말에는 자전거 길이 매우 혼잡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천천히 달리거나, 사람이 많은 구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자전거 대여 가능. 자전거가 없다면 Perry’s Cafe 지점이나 The Strand을 따라 있는 여러 렌털 샵에서 간편하게 대여할 수 있습니다.
The Marvin Braude Bike Trail at Will Rogers Stat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The Marvin Braude Bike Trail at Will Rogers Stat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윌 로저스 주립 해변 (Will Rogers State Beach)

35km 해변 자전거 여행의 여유로운 출발점

윌 로저스 주립 해변은 산타모니카 북쪽에 위치한,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입니다.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acific Coast Highway)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넓은 유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혼잡함이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이곳은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Marvin Braude Bike Trail)의 북쪽 출발점이기도 해, 느긋하게 해변을 즐기기에도, 본격적인 LA 해변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기에도 완벽한 장소입니다.

자전거에 올라 남쪽을 향해 페달을 밟기 시작해 보세요!

몇백 미터만 달리면 해변 배구장을 지나게 됩니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Chevron 주유소와 밝은 초록색 건물이 눈에 띄는데, 바로 패트릭스 로드하우스(Patrick’s Roadhouse)입니다. 1973년부터 운영 중인 이곳은 개성 넘치는 다이너로, 모든 메뉴를 직접 수제로 만들어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트레일을 따라 달리며 먹을 수 있도록 샌드위치를 포장해 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지만, 두 개의 보행자 지하도가 있어 안전하고 쉽게 길을 건널 수 있습니다.

Santa Monica Pier   |  Photo: Joshua Johnson
Santa Monica Pier  |  Photo: Joshua Johnson

산타모니카 (Santa Monica)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세계적인 해변 & 명소

윌 로저스 해변과 산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 사이에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으며, 이 구간의 자전거 도로는 다양한 해변 명소를 지나갑니다. 해변 클럽들과 더불어 공공 무료 공간인 애넨버그 커뮤니티 비치 하우스(Annenberg Community Beach House)와 인접한 백 온 더 비치 카페(Back on the Beach Café)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선크림, 타월, 비치 체어, 파라솔, 보디보드 등을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으며, 애넨버그 시설은 선착순으로 그룹 공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지역 재료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잠시 들러 휴식하기에 좋습니다.

윌 로저스 주차장에서 출발해 산타모니카 피어에 도착하면 약 5.6km를 달린 셈입니다. 멋지게 해냈습니다! 여기서 계속 남쪽으로 베니스 비치까지 라이딩을 이어갈 수도 있고,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LA의 대표적인 명소인 산타모니카 피어를 탐방해도 좋습니다. 산타모니카 피어는 일주일 내내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며, 특히 여름 주말에는 축제처럼 붐비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으로 변합니다. 산타모니카 피어 아쿠아리움에서 100종 이상의 해양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퍼시픽 파크(Pacific Park)의 태양광 발전 관람차를 타며 바다 위를 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세요. Route 66 라스트 스톱 샵에서 기념품을 사는 것도 잊지 마시고, 단순히 피어 끝까지 걸어가 태평양의 파도를 감상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탐방을 마쳤다면 다시 자전거에 올라 피어 아래를 지나 베니스 비치 방향으로 남쪽 라이딩을 이어가세요.

Venic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Venice Beach | Photo: Joshua Johnson

베니스 비치 (Venice Beach)

자유로운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LA의 아이코닉 해변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베니스 비치 구간에서는 라이딩 분위기가 한층 예술적이고 자유분방하게 변합니다. 이 지점부터는 자전거뿐 아니라 보행자, 스케이트보더, 러너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를 줄이고 유연하게 흐름에 맞춰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며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사람들도 있으니, 보행자를 추월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세요.

베니스 피어로 가는 길의 중간 지점쯤에서 자전거 도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션 프론트 워크(Ocean Front Walk) — 흔히 ‘베니스 보드워크’라고 불리는 거리와 나란히 이어집니다. 직선으로 달리던 길이 부드러운 곡선과 코너로 바뀌면서 라이딩에 재미가 더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베니스 에일 하우스(Venice Ale House)가 보이는데,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으로 수제 맥주와 버거가 특히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는 The Waterfront Venice, Fig Tree Cafe 등 매력적인 식당들이 모여 있어, 본격적인 베니스 비치의 중심부로 들어가기 전 식사나 휴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션 프론트 워크 인파를 피해 스쳐 지나가며 베니스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해 보세요. 도로는 스케이트 파크, 퍼블릭 아트 벽, 농구 코트, 머슬 비치(Muscle Beach) 등을 지나 베니스 피싱 피어(Venice Fishing Pier)로 이어집니다. 이 구간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LA 해변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자전거에서 내려 길게 뻗은 부두 끝까지 걸어가 해안을 한눈에 담아보세요.

베니스 피싱 피어(Venice Fishing Pier)는 단순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바다로 곧게 뻗어나간 긴 부두 위를 걸으면 해안선 전체를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절경이 펼쳐집니다. 인근의 산타모니카 피어처럼 놀이기구나 카페가 있는 관광지는 아니며, 이곳에는 낚시꾼들, 몇몇 산책객, 그리고 갈매기 몇 마리만이 있을 뿐입니다. 덕분에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LA 해변의 또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피어를 지난 후,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은 해변을 잠시 벗어나 웨스트 워싱턴 블러바드(West Washington Blvd)를 따라 내륙으로 이동합니다. 이는 마리나 델 레이에 정박해 있는 수천 척의 선박을 우회하기 위해서인데요, 다행히 워싱턴 블러바드는 자전거 도로 표지와 차선이 잘 갖춰진 ‘자전거 친화 거리’이므로 비교적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습니다.

The Marvin Braude Bike Trail in Marina del Rey
The Marvin Braude Bike Trail in Marina del Rey  |  Photo: Joshua Johnson

마리나 델 레이 (Marina del Rey)

LA의 거대한 인공 항만을 우회하며 즐기는 색다른 자전거 코스

베니스 피싱 피어를 지나면 웨스트 워싱턴 블러바드(West Washington Blvd)를 따라 약 1.6km도 채 되지 않는 거리를 달리게 됩니다. 밀드레드 애비뉴(Mildred Avenue)에서 우회전하여 전용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면 본격적으로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 주변을 돌아가는 구간이 시작됩니다. 마리나 델 레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 소형 선박 항구로,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여행지라 할 수 있습니다. 속도를 줄이고 여유롭게 둘러보면, 항구를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 수많은 요트와 배들이 정박해 있는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간식이나 식사 시간으로도 제격입니다. Mendocino Farms의 삼겹살 반미 샌드위치부터 Killer Shrimp의 껍질째 까먹는 새우 요리까지, 다양한 맛집이 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이후 자전거길은 피지 웨이(Fiji Way)와 합류하여 발로나 크릭(Ballona Creek) 방면으로 이어집니다. 이 구간은 좁은 방파제(jetty)를 따라 바다 방향으로 뻗어 나가다가 발로나 크릭 위의 다리를 건너면서 마무리되는데, 다리를 지나면 어느새 플라야 델 레이(Playa del Rey)에 도착하게 됩니다. 베니스 피어에서 출발해 마리나 델 레이를 돌아 플라야 델 레이까지 가는 거리는 약 6.4km로, 여유롭게 달리며 LA 해안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다음 코스: 다음은 마빈 브라우드 자전거 트레일 가이드로, 파트 2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