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 분주한 항구와 느긋한 분위기, 산페드로는 그 자체로 로스앤젤레스의 숨겨진 보석입니다. 노동자 계층의 뿌리로부터 번성하는 지역 미술계와 탐험에 대한 깊은 호기심이 탄생한 곳입니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명소와 즐길 거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참고: 운영 시간과 날짜는 수시로 변동됩니다. 각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세요.
퍼스트 써스데이(FIRST THURSDAYS)
산페드로에는 탄탄하고 끈끈한 비즈니스 커뮤니티와 비슷한 마인드의 예술계가 존재합니다. 매달 첫 번째 목요일 커뮤니티 아트 워크가 열리는 퍼스트 써스데이를 열기에 딱 좋은 환경이죠. 유서 깊은 다운타운 예술 구역 곳곳의 갤러리가 각종 전시와 교육 행사를 열어 대중을 초대하고, 식당과 가게들은 퍼스트 써스데이 특별 메뉴와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며, 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이웃들과 어울립니다. 6번가와 7번가 가게 주인들과 대화를 나누면 금방 아트 워크(Art Walk)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큰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아케이드 빌딩(THE ARCADE BUILDING)
20세기 초, 나폴리에서 태어나 산페드로의 생선상이 된 알렉 카레시(Aleck Carresi)가 고향의 멋을 담아 쌓아 올린 상업 아케이드가 이제 올드 다운타운의 랜드마크가 됐습니다. 이 건물은 카레시 가족이 복층 아파트를 짓고, 그 아래에 사무실 공간을 지으면서 2층에서 3층 건물로 변모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1986년에 본래의 미학을 되찾은 아케이드 빌딩은 웨스트 6번가의 레코드 가게와 신발 가게 사이에서 섬세한 이탈리안 타일, 연철 세간, 밝은 자연광이 내리쬐는 중정을 지닌 옛 유럽의 한 조각으로 시선을 끕니다. 지금은 필리핀 익스프레션 서점(Philippine Expressions Bookshop) 등의 다양한 가게가 들어서 있습니다.
카브릴로 마린 수족관(CABRILLO MARINE AQUARIUM)
카브릴로 마린 수족관은 카브릴로 비치 해안 공원(Cabrillo Beach Coastal Park) 옆에 위치한 중형 수족관입니다. 근처에 있는 퍼시픽 수족관(Aquarium of the Pacific)의 그늘에 가려 덜 주목받는 경향이 있지만, 거대한 최첨단 수조 대신 강한 교육 의지로 빛나는 곳이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어린이도 이용하기 쉬우며 열정 넘치고 헌신적인 도슨트가 있다는 점에서 뭇 부모의 찬사를 받습니다. 수족관에 있는 모든 해양생물은 남부 캘리포니아에 실제 서식하는 종입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안선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연구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죠. 이 좋은 분위기뿐만 아니라, 입장료는 기부금 차원으로 성인 7달러, 어린이와 고령자 3달러입니다.
코너 스토어(THE CORNER STORE)
이 보물 같은 동네 음식점, 코너 스토어는 악명 때문에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코너 스토어는 1947년부터 마켓 겸 델리로 운영되다가 2006년에 산페드로의 비공식 ‘시장’인 페기 린드퀴스트(Peggy Lindquist)와 그의 남편 브루스가 이어받았습니다. 그 후로부터 수십 가지의 수제 소다와 페이스트리를 먹으며 수다를 떨 수 있는 장소가 됐죠. 웨스트 37번가 끝에 위치한 자그마한 점포 앞 공간은 교외 감성을 자아냅니다. 누군가는 예스러운 가게를 상상하겠지만, 이곳은 최고의 샌드위치와 와인, 산페드로 기념품, 다양한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마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인정한 커피를 판매하는 특산품 가게이자 델리입니다.
기타 사파리(GUITAR SAFARI)
더크 밴덴버그(Dirk Vandenberg) 기타 사파리 사장은 기타와 앰프를 수리합니다. 게다가 존재조차 몰랐던 음반뿐만 아니라 멋진 중고 악기 컬렉션도 소장하고 있죠. 밴덴버그와는 1980년대 LA 펑크 씬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가 바로 기타를 고치고 앨범에 기여하며 펑크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죠. 대형 할인점이 널린 시대에 소형 전문점이라는 것 자체도 특별하긴 하지만, 기타 사파리에서는 단순한 독립 기타 가게 이상의 역사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밴덴버그는 수십 년간 산페드로에서 기타 상점을 운영해 왔습니다. 이제는 산페드로의 유별난 친근함을 대표하는 웨스트 6번가의 터줏대감이 됐죠. 영업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전화해 주세요.
하우스 1002(HOUSE 1002)
하우스 1002는 동네에서 앤티크한 외관이 눈에 띄는 가게입니다. 1920년대에는 슈퍼마켓이 있던 건물을 노출 기둥과 벽돌을 활용하고 정원을 조각과 잔디 그림으로 채워 매력적으로 복원했죠. 현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인 하우스 1002에서는 장인의 혼이 담긴 맞춤형 신상 가구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복고, 독특함, 앤티크, 예술을 사랑한다면 여기서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JDC 레코드(JDC RECORDS)
JDC 레코드는 2016년 12월 올드 다운타운의 웨스트 6번가에 문을 연 가게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열긴 했지만 40년 가까운 세월을 간직한 물건들이 가득하죠. 가게 주인인 짐 캘런(Jim Callon)은 1979년부터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음악 관련 물품을 취급해 왔습니다. 지금 매장인 JDC 레코드에는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장르의 레코드판(LP, 12인치, 10인치, 7인치), CD와 카세트테이프가 수백 개 진열되어 있죠. 매장 안쪽 카운터로 가면 수십 년간 업계에 종사해 온 전문가 짐이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고르는 데 도움을 줄 겁니다. 가게는 깔끔하고 빈틈없이 정돈되어 있으며 의심의 여지 없이 훌륭한 스피커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치 음악 박물관과 재즈 클럽을 합쳐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포인트 퍼민 공원(POINT FERMIN PARK)
로스앤젤레스 남쪽 끝에 자리한 이 조용한 공원에는 포인트 퍼민(Point Fermin)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산책로, 놀이터, 피크닉장, 매주 기부금 투어가 열리는 유서 깊은 등대가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비교적 조용하고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죠. 작은 원형 극장에는 여름마다 셰익스피어 연극이 올라옵니다. 역사적으로도 건축학적으로도 가치 있는 포인트 퍼민 등대(Point Fermin Lighthouse)는 1874년에 초기 빅토리아 양식인 스틱 스타일로 지어진 세 등대 중 하나입니다. 후에 주로 사용된 퀸 앤(Queen Anne) 양식과는 생김새가 사뭇 다르죠. 등대 운영은 1941년에 중단되었지만, 지난 20년간의 복원을 거쳐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하루 세 번, 자원봉사 투어 가이드가 방문객을 안내해 줍니다. 해양사 한 페이지와 선선한 바람을 즐기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워너 그랜드 시어터 & 그랜드 아넥스(WARNER GRAND THEATRE & GRAND ANNEX)
아르데코(Art Deco) 양식으로 지어진 이 극장은 건축물 보존의 또 다른 수혜자입니다. 1930년대에 워너 브라더스가 지은 호화로운 세 극장 중 하나죠. 다른 둘은 각각 베벌리힐스와 헌팅턴비치에 지어졌습니다. 세 극장 중 워너 그랜드 시어터만이 여전히 우뚝 서 있죠. 워너 그랜드 시어터는 1996년에 LA 문화사업부(L.A. Department of Cultural)에 매입되었습니다. 이후 이 역사적인 극장은 영화를 상영 및 졸업식, 연극과 콘서트가 열리는 지역사회 공연장이자 행사장으로 이용되었습니다. 아직도 본래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공간의 사용과 복원을 병행하는 훌륭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그랜드 아넥스는 소규모 공연 및 행사장으로 이용되며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화이트 포인트/로열 팜스 해변(WHITE POINT / ROYAL PALMS BEACH)
산페드로에는 멋진 공공 해변과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화이트 포인트/로열 팜스 해변은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곳이죠. 화이트 포인트 공원 근처 절벽 아래에 펼쳐진 로열 팜스 해변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한적합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카탈리나섬은 숨이 멎을 듯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울타리가 쳐진 놀이터가 있어 부모님들도 안심할 수 있고, 썰물 때 생기는 웅덩이와 그 속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바다 생물은 남녀노소 없이 누구에게나 재미를 줍니다. 바위를 따라 걷다 보면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돌아보면 바위틈에 사는 고양이들이 눈을 빛내고 있을 겁니다. 많은 주민이 화이트 포인트를 ‘고양이 해변’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이곳에 사는 고양이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얻어먹으며 이 아름다운 해변에 한층 더 마법 같은 분위기를 더합니다.
산페드로 부둣가의 카탈리나 익스프레스(CATALINA EXPRESS)
산페드로 항구는 카탈리나 익스프레스 보트가 출발하는 세 항구 중 하나입니다. 카탈리나섬으로 하루 최대 30회까지 운행하죠. 한 시간 정도 배를 타면 환상적인 카탈리나섬에 도착합니다. 멋진 캠핑장, 아름다운 해변, 다양한 액티비티(집라인, 파라세일링, 끝내주는 하이킹)가 여러분을 기다리는 카탈리나섬은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산페드로 항구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도 좋고,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죠. 운임은 왕복 60~80달러입니다. 일정과 요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카탈리나 익스프레스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