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버킷리스트를 남다르게 즐기는 방법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75년 블록버스터 영화 ‘죠스(Jaws)'에 출연했던 상어 모델 중 유일하게 보존되어 있는 '브루스(Bruce)'는 이탈리아인 건축가 렌초 피아노(Renzo Piano)가 디자인한 것으로, 현재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브루스 외에도 이 곳에는 영화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시품들도 많습니다.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의 도로시가 신었던 루비 슬리퍼부터 ‘시민 케인’(Citizen Kane)에 나온 썰매와 스타워즈(Star Wars) 시리즈의 로봇 C-3PO와 R2-D2까지, 수많은 영화에 쓰인 소품들을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번쩍이는 오스카 트로피, 뿐만 아니라 1986년 셰어가 오스카 시상식에 입었던 악명 높은 밥 매키(Bob Mackie) 앙상블을 포함한 여러 수상자들을 기념하는 의상도 있습니다. 셰어는 그 다음 해 영화 ‘문스트럭’(Moonstruck)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죠.
오스카 익스피리언스(Oscars Experience)를 예약하고 실제 시상식에 온 것처럼 모조 오스카 트로피(묵직하니 주의하세요!)를 들고 벅찬 가슴을 안고 수상 소감을 관객에게 전해보세요. 트로피를 집에 가져가고 싶으시다면 박물관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레고 트로피와 초콜릿 트로피를 간직해 보셔도 좋습니다.

영화 제작 기술에 관심이 있는 방문객들을 위해 준비된 ‘패스 투 시네마: 리처드 발저 컬렉션의 하이라이트'(Path to Cinema: Highlights from the Richard Balzer Collection)에서는 1700년대부터 사용되어 온 영화화 이전 시대의 소품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상 이사회 멤버인 톰 행크스는 이 전시가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영화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쌓은 뒤에는 1,000석 규모인 데이비드 게펜 시어터(David Geffen Theater)의 미래적인 유리 돔이 있는 스피어 빌딩(Sphere Building)에서 영화를 감상해 보세요. 스피어 빌딩 위를 돌며 건물에 비둘기가 들어왔는지 늘 감시하는 매인 스펜서를 조심하세요.조류 요원이죠!
팁: 박물관 웹사이트에서 기간 한정 입장권을 구매하시면 패니스(Fanny’s) 식당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의 이름은 연예계의 전설 패니 브라이스(Fanny Brice)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영화 ‘퍼니 걸’(Funny Girl)에서 바브라 스트레이선드(Barbra Streisand)가 패니 역을 맡아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산타모니카 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게티 센터(Getty Center)의 전시관과 정원 곳곳에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1997년 12월 개관한 이 박물관은 빈센트 반 고흐의 ‘붓꽃’(Irises)과 폴 세잔의 ‘사과가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Apples), 역사적으로 중요한 귀중한 초고들, 그리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인상적인 사진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티 센터의 진정한 가치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리처드 메이어가 설계한 박물관 그 자체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120만 제곱피트(약 0.11㎢) 면적의 석조 부지에 이탈리아 바니 디 티볼리(Bagni di Tivoli)에서 공수한 석회석을 전시한 24에이커(약 0.09㎢)나 되는 정원을 거닐다 보면 올림푸스 산 위에 올라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 거예요. 거기에 오가기 편리한 모노레일도 있어 더 좋죠.
중앙에 있는 전원적인 분위기의 네 정원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예술가 로버트 어윈이 설계한 13만 4천제곱피트(약 0.01㎢) 면적의 센트럴 가든(Central Garden)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원에 놓인 디딤돌에는 “항상 변화하고, 결코 같지 않게”(Always changing, never twice the sam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정원을 거닐다 보면 이 문구가 지닌 뜻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죠. 미로처럼 구불구불 감겨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부겐빌레아(Bougainvillea), 진달래, 라벤더, 배롱나무 등 500여 종의 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작은 개울과 돌을 쌓아 만든 폭포가 있어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층 더해줍니다.
팁: GettyGuide 앱을 다운로드하면 10개 언어로 제공되는 테마 오디오 투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업가이자 자선가였던 그리피스 J. 그리피스는 1912년 윌슨 산 천문대(Mount Wilson Observatory)를 방문한 뒤 로스 펠리즈(Los Feliz) 너머 언덕에 우주의 신전 같은 장소를 만들고 싶다는 발상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1935년 5월 대중에 공개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는 세계 정상급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천문대에는 스타트렉(Star Trek)의 레너드 니모이(Leonard Nimoy)의 이름을 따서 지은 극장, 실제 크기 태양계의 축소 모형, 식물원이 있어 할리우드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없는 이색적인 천체 관측을 할 수 있습니다.
와일더 홀 오브 디 아이(Wilder Hall of the Eye)에도 꼭 들러 보세요. 와일더 홀에서는 매일 몇 번씩 큰 소리를 내며 번개 같은 스파크를 방출하는 테슬라 코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테슬라 코일은 1937년 프레드릭 핀치 스트롱 박사(Dr. Frederick Finch Strong)가 로스앤젤레스에 기증한 것으로, 그 이후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피스 전망대는 본래 과학 연구를 위해 설립된 곳이지만, 수준 높은 예술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W. M. 케크 재단 중앙 원형 홀(W. M. Keck Foundation Central Rotunda) 천장에는 1934년 휴고 밸린 천장화(Hugo Ballin Murals)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천장화에는 천계의 신화 생물과 황도 12궁이 그려져 있고, 그중 위쪽에 있는 여덟 개의 그림은 ‘과학의 진보(Advancement of Science)’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정원을 둘러본 뒤에는 천문학자 기념비(Astronomers Monument)가 드리운 그늘 아래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해 보세요. 이 기념비에는 그 유명한 오스카 조각상과 할리우드 볼(Hollywood Bowl)의 뮤즈를 만든 조지 스탠리(George Stanley)가 조각한 아이작 뉴튼(Sir Isaac Newton) 경도 있답니다.
오스카상 얘기가 나온 김에, 그리니치 천문대가 등장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1955년 영화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기념비에도 들러 보세요. 주연 배우 제임스 딘의 갑작스런 타계 이후 한 달 뒤에 개봉된 영화로 유명하죠. 제임스 딘의 흉상 너머로 보이는 산등성이에 할리우드 간판이 세워져 있어 영화 같은 분위기의 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습니다.
팁: DASH 천문대/로스 펠리즈 공공 버스를 타면 주차장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메트로 B라인(빨간색) 버몬트/선셋역과 연계됩니다.

LA에 방문하면 할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은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맑은 날에는 할리우드 힐에 세워진 50피트(약 15.24m) 높이의 글자들을 LA 시내의 고층 빌딩뿐 아니라 남부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공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은 수십 년간 로스앤젤레스에셔 펼쳐진 영화의 마력을 상징해 왔습니다. 그러나 1923년 사인이 세워졌을 당시에는 영화 산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고, 본래는 비치우드 캐니언(Beachwood Canyon) 지역의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라는 새로운 행정구역을 광고하려는 용도였습니다.
할리우드 사인을 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그중 가까이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선셋 랜치(Sunset Ranch)에서 말에 올라탄 채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비치우드 길 맨 위에 자리잡은 이 목장에서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의 긴 산책로를 말을 타고 돌아보는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황야의 무법자(무법자가 부담된다면 영화 속 카우보이)가 되어 거친 땅을 누비며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보세요. 그리피스 천문대, LA 시내의 스카이라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할리우드 사인을 구경할 수 있는 투어들이 밤낮으로 많습니다.
승마 체험이 무서우신 분들을 위한 바이크 & 하이크(Bikes & Hikes)와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도보 투어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어를 하더라도, 혼자 다니거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되겠죠?
팁: 최상의 뷰를 찾으려면 그리피스 공원에서 시작하는 할리우드 산 트레일(Mount Hollywood Trail)을 따라 이동해 보세요.

가워 스트릿(Gower Street)에서 라 브레아 거리(La Brea Boulevard)까지 할리우드대로 양쪽을 따라, 그리고 바인 스트릿(Vine Street)의 선셋대로(Sunset Boulevard)부터 유카 스트릿(Yucca Street)까지 바인 스트릿의 세 블록을 따라 뻗어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는 2,700개가 넘는 별이 줄지어 박혀 있습니다.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1.3마일(약 2.09km) 산책로를 횡단 해 보세요. 출발 지점인 할리우드와 라 브레아 입구 서쪽 끝에는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 감독 캐서린 하드윅(Catherine Hardwicke)이 영화의 마력을 표현한 아르데코(Art Deco) 양식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명예의 거리(Walk of Fame)에 설치된 최초의 별은 할리우드대로 6100번지에 위치한 스탠리 크래머(Stanley Kramer)의 것으로, 고전 명작 ‘초대받지 않은 손님’(Guess Who’s Coming to Dinner)과 ‘매드 매드 대소동’(It’s a Mad, Mad, Mad, Mad World)을 남긴 감독이자 영화 제작자입니다. 오스카상 수상 배우이자 폴 뉴먼의 아내 조앤 우드워드는 최초로 별과 함께 그녀의 사진이 전시된 인물로, 할리우드대로와 하일랜드로 사이에 있는 할리우드대로 6801번지에 그 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매년 새로운 별이 거리에 설치되고 있지만, 제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별을 얻으려면 타인의 추천을 받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대니얼 크레이그(Daniel Craig), 셀머 하예크(Salma Hayek),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이 별을 받았고, 아메바 뮤직(Amoeba Music) 앞에는 닙시 허슬(Nipsey Hussle)의 별이 설치되었습니다.
찾고 있는 별이 있으신가요? 명예의 거리 웹사이트의 명부를 찾아 보면 별의 위치, 별을 받은 유명인의 일생과 경력도 알아볼 수 있답니다.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의 별은 돌비 극장(Dolby Theatre) 바로 앞에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자’라고 불리는 무하마드 알리는 행인들이 무하마드라는 이름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자신의 별을 보행자 도로에 놓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팁: 유명인이 별을 수여받는 순간을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명예의 거리 시상식은 대중에 무료로 공개됩니다. 더 많은 정보는 명예의 거리 웹사이트를 참조하세요.

미라클 마일(Miracle Mile)의 세계급 박물관들과 고층 사무실 빌딩들이 가득한 현대 시대의 LA 한가운데에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5만 년 역사가 들끓는 아스팔트 선사시대 연못 라 브레아 타르 연못(La Brea Tar Pits)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연못에서는 고생물학자들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타르 연못이 발견된 이후 검치를 가진 고양잇과 생물, 매머드, 땅나무늘보, 서부 지역에 서식하던 말, 다이어울프 등 다양한 생물들의 화석 350만 개가 거품이 올라오는 타르 속에 잠겨 있었다고 합니다.
박물관 전시회에는 타르 연못에서 발굴한 멋진 뼈 화석들을 만나볼 수 있지만, 단순히 전시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석 연구실(Fossil Lab)에 방문하면 학자들이 프로젝트 23(Project 23)에서 찾아낸 화석을 정리하고, 골격을 추출하고, 갖가지 분석을 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 발굴 프로젝트는 2006년 로스앤젤레스 시립 미술관(LACMA) 부지에서 새 주차장 건물을 짓던 중 인부들이 화석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도심에서 가장 오랫동안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고생물 발굴 구역인 91번 연못에서 고생물학자들이 끈적끈적한 91번 연못을 훑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팁: 실물 크기의 검치 고양이를 만나고 싶다면 각종 상을 수상한 짐 헨슨 컴퍼니(Jim Henson Company)와 공동 제작한 아이스 에이지 인카운터(Ice Age Encounters) 공연을 관람해 보세요.

전설적인 영화 제작자 칼 라밀리(Carl Laemmle)는 1915년 3월 세계 최초의 영화 제작 공동체인 유니버설 시티(Universal City)를 열었으며, 공식 집계된 통계에 의하면 1만 5천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고 합니다. 영화를 향한 라밀리 감독의 끝없는 이상은 100년이 지난 지금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에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는 실제 스튜디오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확인하고,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고, 시원한 버터비어(Butterbeer)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 포터(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와 '쥬라기 월드 더 라이드(Jurassic World: The Ride)'도 인기가 많지만, 역시 놀이공원의 최고 인기 코스는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스튜디오 투어(Studio Tour)입니다. 스튜디오 투어에서는 트램을 타고 교외 지역 거리 세트장과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의 ‘사이코’(Psycho)의 배경이 된 '베이츠 모텔(Bates Motel)' 관람, 그리고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의 '킹콩 360 3D(King Kong: 360 3D)'와 '분노의 질주: 슈퍼차지(Fast & Furious: Supercharged)'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개봉한 조던 필의 공포 영화 ‘놉’(Nope)에 등장하는 주피터스 클레임(Jupiter’s Claim)도 방문해볼 수 있습니다.
그외 스튜디오에서 관람할 수 있는 유명한 옥외 촬영지로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와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에 등장한 법원 광장(Courthouse Square), ‘애니’(Annie)'와 ’스팅’(The Sting)에 등장한 Brownstone Street, ‘쓰리 아미고’(Three Amigos!)와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에 등장한 지중해 광장(Mediterranean Square)이 있습니다.
슈퍼 닌텐도 월드(Super Nintendo World)에 푹 빠지거나, 스프링필드에 있는 모의 술집(Moe’s Tavern)에서 더프 맥주(Duff Bear)를 먹고, ‘마이펫의 이중생활: 오프 더 리시(The Secret Life of Pets: Off the Leash)'의 주인공들처럼 뉴욕시를 거침없이 헤집고, 호스미드(Hogsmeade)의 상점가를 거닐어 보세요. 어둠에 휩싸인 '다크 아츠 앳 호그와트 캐슬(Dark Arts at Hogwarts Castle)'에서 펼쳐지는 음악과 특수 효과의 향연을 감상하며 희망의 순간을 찾아 보세요.
9월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할로윈 호러 나이트(Halloween Horror Nights) 에 공원 곳곳의 망령이 깃든 집들과, 테러 트램(Terror Tram), 스케어 존(Scare Zone)을 찾으면 역대 최고의 공포 영화들에 나온 장면들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팁: 메트로 B라인(빨간색)을 타고 유니버설 시티/스튜디오 시티역에서 하차하면 주차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역에서 내리면 무료 셔틀을 타고 공원 정문까지 이동하면 됩니다.

뱃사공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연인과 함께 반짝이는 불빛들이 드리운 푸른 수로의 물살을 가르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이 꿈같은 장면이 베니스 비치(Venice Beach)에서 실현된 것은 불과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답니다. 베니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이 수로는 담배로 부호가 된 에벗 키니(Abbot Kinney)의 발상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키니는 코니 아일랜드(Coney Island)의 재미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문화를 모두 느낄 수 있는 해안가 리조트를 짓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비록 키가 지은 원래 수로들은 1920년대에 매장되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이후에 건축된 숏 라인(Short Line) 수로들은 오늘날까지도 그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숏 라인 수로는 총 6개로, 각각 셔먼(Sherman), 홀런드(Howland), 리니(Linnie), 캐롤(Carroll), 이스턴(Eastern), 그랜드(Grand)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수로는 90년대 초 대규모 재정비 공사를 거치고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벙갈로와 오두막들이 들어선 다채로운 동네를 엮는 중심물이 되었습니다.
수로를 따라 걷고 예쁜 아홉 개의 징검다리를 건너다 보면 이 지역에 서식하는 왜가리, 갈매기, 펠리컨을 탐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베니스에 있는 여행사 패들 매소드(Paddle Method) 또는 SUP와 같은 곳에서 패들보드를 빌려 나가 보세요. 프라이빗 또는 그룹 투어가 가능합니다. 카약이나 카누 같은 소형 무동력 보트를 갖고 있다면 그랜드 수로 끝에서 열리는 개방 행사 때 수로에 띄워 보세요. 황금빛 햇살이 물들이는 고요한 동틀녘이나 해질녘 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팁: 수로를 세상에 나게 한 아버지 에벗 키니의 이름을 딴 거리에는 고급 부티크와 유명 레스토랑 등이 있는 트렌디한 거리입니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Warner Bros. Studios) 야외 촬영지에 있는 37개의 사운드스테이지는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영화가 거쳐갔습니다. 1942년에는 제7스테이지를 카사블랑카(Casablanca)의 릭스 카페(Rick’s Café)로 재현하고, 1985에는 제16스테이지를 오리건(Oregon)의 한 해안 동굴처럼 꾸며 영화 ‘구니스’(The Goonies)에서 애꾸눈 일리의 해적선이 좌초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에는 ‘더 로스트 보이스’(The Lost Boys)에서 멋진 미남 뱀파이어들이 뒹굴며(중의적인 의미로) 어울리는 장면을 제12스테이지에서 제작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할리우드(The Warner Bros. Studio Tour Hollywood)에서는 1923년 해리, 샘, 알버트, 잭 네 형제가 일군 대중 문화 근원지에 관한 특별 역사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는 하드보일드 작품에 출연한 험프리 보거트, 제임스 캐그니, 베티 데이비스, 조앤 블론델과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의 주요 활동 무대로 오랫동안 그 명망을 이어 왔습니다. 오늘날에는 ‘빅뱅 이론’(The Big Bang Theory)과 ‘프렌즈’(Friends) 등 최근작들이 탄생한 세트장을 구경하러 오는 방문객들도 많습니다. ‘프렌즈’를 좋아하는 분들은 센트럴 퍼크 카페(Central Perk Café)에서 요기한 뒤 모니카의 집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휴식을 취해 보세요. 또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촬영장 관람, 대화형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원더우먼의 황금 올가미와 그 유명한 배트모빌(Batmobile)을 직접 볼 수 있는 DC코믹스의 슈퍼히어로와 빌런(DC Super Heroes and Villains) 전시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문득 밤하늘이 아름다워 별을 감상하고 싶다면 골프 카트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조심하세요. 사운드스테이지를 이동하는 유명인들일 수도 있으니까요.
스튜디오 투어의 백미는 동굴처럼 깊은 소품 보관소로, 세트장을 현실 세계 속 공간처럼 만들어줄 수천 점의 가구, 가정용 전자제품, 각종 소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입니다.
팁: 투어 중 각 사운드스테이지마다 붙어 있는 명판을 눈여겨 보세요. 그 스테이지에서 촬영한 유명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나열되어 있답니다.

사바토(Sabato) ‘시몬(Simon)’ 로디아(Rodia)는 1931년부터 1954년까지 홀로 LA 남부 풍경을 재현한 17개의 대형 구조물을 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훗날 재즈계의 전설 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부터 조각가 노아 퓨리포이(Noah Purifoy)까지 여러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이 되었습니다. 로디아는 자신의 작품을 누에스트로 푸에블로(Nuestro Pueblo, ‘우리 동네’)라 불렀지만, 오늘날에는 와츠 타워(Watts Towers)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산타 아나대로(Santa Ana Boulevard)와 그레이엄 거리(Graham Avenue)가 만나는 세모 모양 땅에 건축된 이 타워는 이후 LA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이곳 랜드마크의 간판격인 부분은 바로 높이가 99.5피트(약 0.03km)에 육박하는 커다란 세 구조물입니다. 그러나 이 전시품이 전 세계 유일한 외지인 예술가의 작품이 된 이유를 알려면 가까이에서 세부 묘사를 보아야 합니다.
전시품을 둘러싸는 콘크리트에 수놓여 있는 형형색색의 모자이크는 근처 해변에 버려진 병과 타일을 붙인 것으로, 수십년 간 LA에서 탄산음료와 사기 그릇 유행의 변천부터 일부 해양 생태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립 미술관 소속 연구자들은 로디아의 모자이크 작품에 사용된 대량 생산 접시, 머그컵, 사발 그릇들이 맨해튼 해변의 버논 킬른즈(Vernon Kilns) 및 메틀록스 포터리(Metlox Pottery) 제품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워 콘크리트부에 박혀 있는 조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도예사에서 이 그릇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당시 가정에서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와츠 타워가 예술 분야에만 기여한 것은 아닙니다. 해양학자들은 로디아가 타워에 설치한 조개껍질을 분석해 1930-1940년대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에 서식하던 연체동물과 복종류 생물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팁: 현재는 기념물 주변에 설치된 울타리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으나, 전시품 주변에서는 주중 며칠 간 무료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정 관련 정보는 Wattstowers.org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