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있는 영화 <바비(Barbie)> 촬영지 찾기

마고 로비(Margot Robbie)가 주인공 바비 역을,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이 켄 역을 맡아 연기한 그레타 거윅(Greta Gerwig) 감독의 <바비>는 바비랜드와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모험을 그립니다. <바비>는 2023년 7월 미국에서 개봉해 현재까지 박스오피스에서 약 15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2023년 최대 매출을 기록한 영화, 워너 브라더스 역사상 최고 수익을 낸 글로벌 개봉작, 영화 역사상 14번째로 높은 흥행 수익을 기록한 영화가 됐습니다. <바비>는 작품상, 남우조연상(라이언 고슬링), 여우조연상(아메리카 페레라), 주제가상(‘나는 그냥 켄(I’m Just Ken)’과 ‘난 뭘 위해 태어난 걸까?(What Was I Made For?)) 등 8개 부문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대부분 영국 리브스덴의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 <바비>는 남부 캘리포니아, 인형의 대명사인 바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드 센추리 디자인 미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마텔(Mattel)의 공동 창업자 루스 핸들러(Ruth Handler)(영화에서 레아 펄먼(Rhea Perlman)이 연기함)는 1959년 3월 9일(오늘날 바비의 ‘생일’로 기념하는 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 국제 완구 박람회(American International Toy Fair)에서 바비를 세상에 공개했습니다.바비와 켄의 현실 세계 모험은 마텔의 실제 본사가 있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펼쳐집니다.

<바비>는 다운타운 LA부터 베니스, 롱비치에 이르는 LA 카운티의 여러 장소에서 촬영됐습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등장한 예술 사조와 디자인 운동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장소가 많기 때문에 촬영지로 선택된 것입니다. <바비>에 등장하는 로스앤젤레스 촬영지를 살펴보고 현실 세계에서 여러분만의 모험을 떠나 보세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비와 켄이 사는 미드 센추리풍의 핑크빛 파라다이스 바비랜드는 LAX의 테마 빌딩(영화에서는 ‘BAX’로 등장), 랜디스 도넛, 베니스 비치, 산타 모니카 부두 등 실제 로스앤젤레스 랜드마크에서 시각적 요소를 차용했습니다. 마텔 본사의 회의실 장면(아래 참조)에서는 상징적인 할리우드 사인과 다운타운 LA의 스카이라인이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사라 그린우드(Sarah Greenwood)는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와의 인터뷰에서 바비 드림 하우스는 팜 스프링스에 있는 리처드 노이트라(Richard Neutra)의 카우프만 하우스(Kaufmann House)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우스 뷰티풀(House Beautiful)>과의 인터뷰에서 그린우드는 이상한 바비(케이트 맥키넌(Kate McKinnon) 분)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Psyco)>에 나오는 집의 영향을 받아 언덕 위 괴상한 집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팬들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투어(Studio Tour at Universal Studios Hollywood)에서 오리지널 ‘사이코’ 하우스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바비랜드의 파노라마 장면에는 산타페 스프링스(Santa Fe Springs)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프리미어 레인(Premiere Lanes) 볼링장의 구기(Googie) 양식 간판과 로렐 캐년 인근의 세차장이 등장합니다. 프리미어 레인의 간판은 현재 반 누이스(Van Nuys)에 있는 밸리 유물 박물관(Valley Relics Museum)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바비: 롤러블레이드 가져왔어?
켄: 롤러블레이드가 없으면 켄이 아니지.

베니스 비치 레크리에이션 센터(Venice Beach Recreation Center)와 베니스 해변 산책로(The Boardwalk)
바비와 켄이 현실 세계 모험을 시작하는 장소는 유명한 베니스 비치입니다. 베니스 해변 산책로(Ocean Front Walk, ‘The Boardwalk’라고도 함)에 있는 베니스 비치 레크리에이션 센터(1800 Ocean Front Walk)를 지나며 롤러스케이트를 탑니다. 베니스 해변 산책로는 영화 후반부, 바비와 마텔 직원 글로리아(아메리카 페레라(America Ferrera) 분), 그녀의 10대 딸 사샤(아리아나 그린블랫(Ariana Greenblatt) 분)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바비랜드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다시 한번 등장합니다. CEO 윌 페렐이 이끄는 마텔 경영진의 추격을 받으면서요.

스케이트 댄스 플라자(Skate Dance Plaza)
1970년대에 베니스 비치는 ‘롤러스케이트계의 수도’ 불렸으며, 수십 년 동안 스케이터가 선망하는 여행지로 그 인기를 이어왔습니다. 1999년, LA 시의회는 이 공원에 스케이트 댄스 플라자(1401 Ocean Front Walk)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곳에서는 지금도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습니다!

베니스 비치 농구 코트(Venice Beach Basketball Courts)
베니스 비치의 유명한 농구 코트(1708-1798 Ocean Front Walk)는 바비와 켄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해변 산책로를 지나갈 때 등장합니다. 이 코트는 픽업 농구 게임과 여름에 열리는 베니스 농구 대회(Venice Basketball League)로도 유명합니다.

럭키 베니스 스토어(Lucky Venice Store)
경찰을 따돌린 바비와 켄은 ‘선 로션(Sun Lotion)’ 간판으로 유명한 럭키 베니스 스토어(1501 Ocean Front Walk)에서 카우보이, 카우걸 복장으로 갈아입습니다.

산타 모니카 시청(Santa Monica City Hall)
베니스 경찰과 또 한 번 마주친 바비는 경찰서 밖에서 서서 둘이 처한 상황을 따져보고는 켄을 보내 주기로 결정하는데요. 그 배경이 된 경찰서가 바로 산타 모니카 시청(1685 Main St)입니다. 1939년에 클래식 모던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J.M. 에스텝(J. M. Estep)과 도널드 파킨슨(Donald Parkinson)이 설계했습니다. 도널드 파킨슨은 아버지 존 파킨슨과 함께 시청, 그랜드 센트럴 마켓이 있는 호머 로플린 빌딩(Homer Laughlin Building), LA 메모리얼 콜리세움(LA Memorial Coliseum), 유니언 역(Union Station) 등 로스앤젤레스의 주요 랜드마크를 설계한 건축가입니다.

통바 공원(Tongva Park)
영화에서 바비는 산타 모니카 시청 건너편에 있는 통바 공원(1615 Ocean Ave)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깨달음을 얻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원주민의 이름을 딴 이 공원은 토종 식물뿐 아니라 기존에 있던 나무를 통합한 디자인으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바비는 맞은편의 공원을 건너다보며 아이들이 노는 모습부터 웃고 다투는 커플의 모습까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을 관찰합니다.

켄은 페어몬트 센추리 플라자(Fairmont Century Plaza), 웨스트필드 센추리 시티(Westfield Century City), 영화 <다이 하드(Die Hard)>에 나카토미 플라자(Nakatomi Plaza)로 등장한 폭스 플라자(Fox Plaza) 등으로 유명한 웨스트사이드 지역의 센추리 시티에서 깨달음을 얻습니다.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 건물(Creative Artists Agency building, 2002 Avenue of the Stars) 밖을 걷다가 켄은 현실 세계가 가부장제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몽타주에는 센추리 플라자 타워(The Century Plaza Towers(2029 and 2049 Century Park East)가 나옵니다. 1975년에 건축된 이 타워는 뉴욕의 세계 무역 센터(World Trade Center)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미노루 야마사키(Minoru Yamasaki)가 설계했습니다.

바비와 켄이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문이 전 세계 마텔 본사에 퍼져 나갑니다. 실제로 마텔 본사는 엘 세군도(El Segundo)에 있지만, 영화에서는 다운타운 LA의 벙커 힐(Bunker Hill)에 있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플라자(333 S. Hope St)로 묘사됩니다.

1974년, 시큐리티 퍼시픽 빌딩(Security Pacific Building)으로 문을 연 이 오피스 타워는 존 페라로 빌딩(John Ferraro Building)으로 불리는 인근의 수전력부 본사를 설계한 AC 마틴 건축사무소(A. C. Martic & Associates)가 설계했습니다. <바비>에는 건물의 외관과 로비를 짧게 보여주는 장면 외에도 플라자에 있는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네 개의 아치(Four Arches)’ 조형물도 등장합니다.

데이비 크로켓 중학교(Davy Crockett Junior High School)로 등장한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의 폴 리비어 차터 중학교 & 마그넷 센터(Paul Revere Charter Middle School & Magnet Center)(1450 Allenford Ave)에서 바비는 사샤를 통해 현실을 깨닫게 되고, 켄은 자신감을 얻습니다. 1955년에 개교한 이 학교의 건물 디자인은 영화의 미드 센추리 스타일과 잘 어우러집니다. 중학교로 바뀌기 전에는 폴로 경기장이었으며 1932년 하계 올림픽에서는 승마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바비는 마텔 본사에서 탈출하면서 글로리아, 사샤와 합류하고, 양복 입은 마텔 직원들이 이들을 추격합니다. 자동차 추격 장면은 다운타운 롱비치(Downtown Long Beach)에서 촬영됐는데, 쇼어라인 드라이브(Shoreline Drive)의 오션 대로(Ocean Boulevard) 출구 표지판 같은 단서로 촬영 장소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글로리아가 컷스로트(Cutthroat)(425 E. 1st St) 앞에서 프롱트낙 코트(Frontenac Court)로 방향을 튼 다음, 차를 이스트 알타 웨이(E. Alta Way)의 은신처로 후진할 때, 저 멀리 1928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랜드마크 브로드린드 호텔(Broadlind Hotel)(149 Linden Ave)이 보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글로리아의 가족은 산타 모니카의 윌셔 대로와 오션 애비뉴 모퉁이에 있는 100 윌셔 오피스 빌딩에 바비를 내려 주고, 바비는 그곳에서 현실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로스앤젤레스 보존위원회(LA Conservancy)에 따르면 이 건물은 밴드의 리더이자 TV쇼 진행자인 로런스 웰크(Lawrence Welk)가 1971년에 개발한 건물입니다.

팰리세이즈 공원은 100 윌셔 맞은편 오션 애비뉴(Ocean Avenue)에 인접해 있습니다. <바비>에 등장하는 성 모니카(Saint Monica, 일명 산타 모니카) 동상은 대공황 당시 뉴딜 정책과 관련한 공공 예술 작품 프로젝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진 모라한(Eugene Monrahan)이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