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사인: LA의 아이콘을 이야기하다

할리우드 사인의 100주년 기념!

Hollywood Sign

LA의 상징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대 후반에 지어졌습니다. 이 독특한 사인은 LA 사람을 일컫는 말인 일명 ‘앤젤리노(Angelenos)’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할리우드 언덕으로 모여들게 했죠. 당시에는 밤이 되면, ‘할리(Holly), 우드(Wood), 랜드(Land)’라는 글자마다 불이 들어왔습니다. 주택단지 광고를 위해 만들어졌던 과거의 모습을 알 수 있죠.
 

"Hollywoodland" historic photo
"Hollywoodland" |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nd HollywoodPhotographs.com. All Rights Reserved.

할리우드 랜드의 주택을 팔기 위한 화려한 광고의 역할을 했던 셈인데요. 할리우드 랜드는 그 당시 지역의 부동산 거물인 모세스 셔먼(Moses Sherman)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의 발행인인 해리 챈들러(Harry Chandler)가 개발한 주택단지였습니다. 간판의 광고는 엄청난 효과를 불러왔고, 단순히 주택개발사업의 상징이 아닌 도시 전체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백 년이 지난 지금, 할리우드 사인은 LA의 상징 그 자체이며, 그 어떤 유명인보다 더 큰 유명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Hollywood Sign side view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nd Jim Krantz Photography. All Rights Reserved.
“할리우드 사인은 그저 언덕 위에 위치한 9글자의 표지판이 아닙니다. 이는 상징이며, 우리의 희망과 꿈을 대변하는 빛입니다.” - 제프 재리남, 할리우드 사인 기금

할리우드 사인 기금(Hollywood Sign Trust)의 제프 재리남(Jeff Zarrinnam) 회장은 “사인은 희망과 꿈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이 랜드마크가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영화 산업을 대표하지만, 단순히 영화만을 의미하는 상징이라고 할 순 없죠. 사람들은 사인을 보고 어떤 희망이라든지 꿈을 원하고 갈망하게 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재리남 회장과 만남을 가진 날, 우리는  사인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문을 통과하고 진흙투성이의 비탈길을 내려가자, 밝은 흰색으로 칠해진 45피트 높이의 9글자가 우뚝 서 있었습니다. 사인이 세워진 언덕인 마운트 리(Mount Lee) 꼭대기에서 약 100피트 아래에 서 있는 것이었죠. 언덕의 이름은 돈 리(Don Lee)라는 지역의 방송국을 소유하고 방송타워를 세운 전설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리는 키스톤 스튜디오(Ketstone Studios) 설립자 맥 세넷(Mack Sennett)에게서 해당 부지를 매입해 방송했습니다. 우리가 사인을 방문했던 날은 12월 말 구름이 가득했던 날로, LA 다운타운 너머까지의 경치는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려다보니, 공원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과 지역의 등산로를 산책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재리남 회장은 “대부분 여기까지 하이킹을 오진 않아요.”라고 말하며, 언덕 아래에서 사인을 구경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ollywood Sign Letter "H"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H" is for Hollywood |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ll Rights Reserved.

재리남 회장님은 멀리서 볼 때는 알아차릴 수 없는 세세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알파벳 ‘D’는 나무 기둥 두 개가 지지하고 있는데, 이건 과거에 D옆에 있던 L을 받쳐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LAND’라는 단어를 지지하던 기둥인 것이죠. 또한, 회장은 “가끔 다 떨어지고 녹슨 쇠 부분 같은 것을 주변에서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예전에 있었던 사인 부분의 일부였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LA 곳곳의 감상하기 좋은 장소에서 바라보는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 지어졌던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닙니다. 재리남 회장은 “당시에는 18개월 정도 세워놨다가 허물 계획이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전신주와 전선, 금속 재료 같은 것들로 만들어 세웠어요. 허술하고 저렴했죠. 이렇게 100년이 다 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초로 세워졌던 할리우드 사인에게는 날씨가 복병이었습니다. 1930년대와 1940년에는 강한 바람이 사인을 쓰러 뜨기리도 했죠. 할리우드 사인 트러스트가 사인의 역사를 담아 펴낸 ‘할리우드 사인의 역사(The Saga of Sign)’에서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45년, 모세스 셔먼이 이끌었던 M.H. 셔먼사는 할리우드 랜드 프로젝트에서 개발을 진행하지 않았던 425에이커에 이르는 토지를 LA시에 기부했습니다. 해당 토지에는 할리우드 사인도 포함되어 있었고, 현재의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이 되었습니다.
 

Hollywood Sign "Save the Sign" prank in 1973
"Save the Sign" prank in 1973 |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ll Rights Reserved.

1944년, 알파벳 ‘H’가 무너지면서 ‘...OLLYWOODLAND’만 남게된 사인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재리남 회장은 당시 사인에 대해 “눈엣가시가 되어버렸어요.”라며, “사람들이 불평하기 시작했어요.”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할리우드 상공회의소(Hollywood Chamber of Commerce)가 1949년 할리우드 사인의 재건 및 복구를 위해 나섰고, 이때부터 사인은 ‘LAND’부분을 없앤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인은 1973년에 LA의 역사문화 기념물 제111번으로 지정되면서 ‘개조’ 작업에 들어갔으나, 구조적인 수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복구 작업의 과정에서 알파벳 ‘D’는 가수 레옹 러셀(Leon Russel)의 사진이 새겨진 천으로 씌워졌는데, 그 위에는 ‘사인을 구합시다(Save the Sign)’라는 글귀가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할리우드 사인이 처음으로 맞은 변화로 알려져 있죠. 이후 많은 사람이 사인에 장난을 치고 낙서하기도 했습니다.

Hugh Hefner speaks at the Hollywood Sign "bon voyage" press conference in 1978
Hugh Hefner at the Hollywood Sign "bon voyage" press conference in 1978 |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ll Rights Reserved.

1970년 말이 되자, 사인은 수리를 시도할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재리남 회장은 “1978년에 상공회의소가 사인을 허물고 아예 처음부터 다시 짓기 위한 모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사인이 바로 그때 만들어진 거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사인은 1923년 최초로 지어졌던 사인과 동일한 규모와 각도로 원래 있던 위치에 세워졌습니다.
상공회의소의 ‘사인을 구합시다’ 캠페인은 앨리스 쿠퍼(Alice Cooper)와 같은 유명인이 그루초 막스(Groucho Marx)를 기념하며 사인의 세 번째 ‘O’를 교체하는 비용 27,700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총 250,000달러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유명한 기업가 휴 헤프너(Hugh Hefner)는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잘나가는 스타들을 가득 불러 모아 모금 행사를 하기도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가 ‘W’를 고치는 비용 27,700달러를 약속하기도 했지요. 상공회의소 회장 잭 포맨(Jack Foreman)은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Y’를 헤프너에게 헌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진 오트리(Gene Autry)가 두 번째 ‘L’의 수리비용으로 27,700달러를 기부했죠

The 1978 rebuild of the Hollywood Sign in progress
The 1978 rebuild in progress |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nd Darius Aidala. All Rights Reserved.

재리남 회장은 할리우드 사인을 재건축하는 데 일조한 사람들이 각 알파벳 하단에 남긴 손바닥 자국과 문장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인의 대들보 부분에는 이 거대한 사인을 들어 올려 똑바로 세우는 일을 해낸 노동자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작업에 참여한 엔지니어인 C. A. 반 담(Van Dam)의 이름을 새긴 1’ X 1’ 크기의 명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 세세한 부분을 보기는 쉽지 않죠. 할리우드 사인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해도 수많은 보안 장치들이 사인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가까이 보기에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카메라와 동작 탐지기, 센서들이 공원 여기저기를 지키고, 사인 상단에도 5개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며, 무단으로 침입할 시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경찰의 경고도 들을 수 있습니다.

View from behind the Hollywood Sign at night
Photo courtesy of the Hollywood Sign Trust. All Rights Reserved.

하지만 하이킹을 통해 다양한 장소에서 사인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할리우드 사인 기금에서는 3 하이킹 코스마운트 할리우드 트레일(Mt. Hollywood Trail), 브러쉬 캐니언 트레일(Brush Canyon Trail), 카후엔가 피크 트레일(Cahuenga Peak Trail)을 추천합니다. 오르는 데 꽤나 힘이 드는 코스지만, 할리우드 사인 뒤에서 볼 수 있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Hikers in Bronson Canyon
Hikers in Bronson Canyon  |  Photo: Yuri Hasegawa

또한,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또는 브론슨 캐니언(Bronson Canyon)을 방문해 사인을 감상하거나 그곳에서부터 하이킹을 시작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재리남 회장은 “저희가 홍보하는 장소는 바로 그 두 군데입니다. 주차가 용이하고 이웃주민들에게 피해도 제일 덜하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웹캠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사인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사인 기금이 이 LA의 상징이자 아이콘을 돌보기 시작했던 것은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변 경관을 관리하여 산불로부터 지역을 보호하고, 할리우드 사인이 멋진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죠. 최근에는 2022년 10월에 사인의 속때를 벗겨내는 청소 작업과 새 페인트 을 다시 했고 새 단장을 마쳤습니다(페인트 회사 셔윈 윌리엄스(Sherwin-Williams)의 ‘할리우드 사인 센테니얼 화이트(Hollywood Sign Centennial White)’ 색상의 페인트를 사용했답니다).
할리우드 사인 기금에 기부하고 싶다면, 웹사이트를 통해 기부하거나 기부금을 보낼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기부금은 기금이 할리우드 사인을 지속해서 관리하고, 방문 센터 설립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방문 센터 설립은 2023년 1월에 발표된 프로젝트로, 방문자와 지역주민에게 할리우드 사인이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