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전시하는 에드 루샤 / 지금 그때는 수십 년에 걸친 작가의 경력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로스앤젤레스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에드 루샤는 1956년에 LA로 이주해, 캘리포니아 예술 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의 전신인 취나드(Chouinard) 예술 학원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과 건축에서 영향받은 스타일의 회화와 사진을 아우르는 작업 과정이 결합된 루샤의 작품은 제2의 고향인 LA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며 다저 스타디움(Dodger Stadium)이나 할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과 같은 친숙한 장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거리 풍경과 건물도 엿볼 수 있습니다. 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소 중 상당수는 루샤가 촬영한 후 크게 바뀌었지만, 전혀 변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에드 루샤 / 지금 그때’에 등장하는 LA의 장소 10곳을 소개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은 현재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화재(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on Fire)’에서 1965년 개관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건물에 불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그때’ 전시 카드에 그려진 건물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와츠 폭동(Watts Uprising)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놈스 라 시에네가(NORMS LA CIENEGA)
놈스 라 시에네가(주소: 470 N. La Cienega Blvd, West Hollywood 90048)가 LA의 랜드마크가 된 이유는 많습니다. 1957년에 문을 연 24시간 체인점 중에 최장기간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로스앤젤레스 구기 건축 양식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실제로 2015년에는 역사 문화 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게다가 이곳은 루샤의 유명한 회화, ‘불타는 라 시에네가(Norms, La Cienega, on Fire)’(1964)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파크 라 브레아(PARK LA BREA)
1965년에 출간한 책 <어떤 로스앤젤레스 아파트(Some Los Angeles Apartments)>에서 루샤는 20세기 중반 도시 건축의 풍경을 포착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주거용 건물 중에는 LACMA에서 1.6킬로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파크 라 브레아도 있습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꼽히는 파크 라 브레아는 13층짜리 타워 18동, 2층 건물 31동에 걸쳐 4,200여 세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루샤의 사진에 등장하는 타워의 위치는 360 S. Burnside Ave.입니다.
‘할리우드의 뒷모습(THE BACK OF HOLLYWOOD)’
루샤는 1976년 빌보드 광고판 의뢰를 받았을 할리우드 사인을 거꾸로 묘사한 작품을 만들었고, 이는 1977년 회화 작품 ‘할리우드의 뒷모습’의 중심 이미지가 됐습니다. 비슷한 풍경의 할리우드 사인을 감상하고 싶다면 카후엔가 피크 트레일(Cahuenga Peak Trail)을 하이킹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른 네 개의 주차장(THIRTYFOUR PARKING LOTS IN LOS ANGELES)’
다저 스타디움
루샤는 1967년, 항공 사진 모음집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서른 네 개의 주차장(Thirtyfour Parking Lots in Los Angeles)>을 출간했는데, 그 후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장소는 크게 변했습니다. 하지만 다저 스타디움만큼은 변화한 주변 풍경과는 달리 여전히 사진에서 눈에 띄는 랜드마크로 남아 있습니다. 75분 동안 진행되는 다저 스타디움 투어(Dodger Stadium Tour)를 통해 이 랜드마크 야구장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세요. 가이드 투어는 오전 10시부터 매시간 시작되고, 경기가 있는 날에는 오후 1시,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오후 3시에 마지막 투어가 시작됩니다.
할리우드 보울(Hollywood Bowl)
루샤가 1960년대 후반에 찍은 많은 주차장 항공 사진과는 달리, 하이랜드 애비뉴(Highland Avenue)에 있는 할리우드 보울 주차장은 오늘날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주차장 앞의 하이랜드뿐만 아니라 주변의 할리우드 힐스(Hollywood Hills)도 볼 수 있습니다. 시즌 중에는 보통 화요일과 목요일, 무료 클래식 리허설(free classical rehearsals)에 일반인을 초대합니다. 콘서트가 열리는 날은 주차 공간이 빨리 차기 때문에 차가 빽빽이 들어선 주차장을 구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자수(A FEW PALM TREES)’
‘지금 그때’ 전시에는 1971년에 촬영된 ‘야자수’라는 사진의 밀착 인화지도 전시돼 있습니다. 인화지 하단에는 ‘할리우드와 라 브레아에 있는 지대(Island at Hollywood & La Brea)’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1990년대부터는 이곳에 안나 메이 웡(Anna May Wong), 돌로레스 델 리오(Dolores del Río), 도로시 댄드리지(Dorothy Dandridge), 메이 웨스트(Mae West)의 모습을 조각한 ‘4인의 할리우드 여성(Four Ladies of Hollywood)’이 세워졌지만 여전히 야자수를 볼 수 있습니다.
선셋 스트립(SUNSET STRIP)
1966년, 에드 루샤는 당시의 문화 중심지를 기록한 아코디언식 접이 책 <선셋 스트립의 모든 건물들(Every Building on the Sunset Strip)>을 출간했습니다. 크레센트 하이츠(Crescent Heights) 대로와 도헤니(Doheny) 드라이브 사이에 펼쳐진 선셋 블러바드(Sunset Boulevard)의 선셋 스트립을 직접 둘러보거나 12개의 석양(12 Sunsets)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드라이브 투어를 할 수도 있습니다.
6월 15일 토요일, LACMA는 게티 리서치 인스티튜트(Getty Research Institute)와 함께 2시간 동안 선셋 블러바드 버스 투어(Sunset Boulevard Bus Tour)를 진행합니다. 일반 티켓은 25달러, 회원은 20달러입니다.
‘텍사코(TEXACO)’
1963년, 루샤는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사이에 있는 주유소를 기록한 첫 번째 책 <스물여섯 개의 주유소(Twentysix Gasoline Stations)>를 출간했습니다. 실제로 텍사스주 애머릴로(Amarillo)에 있는 주유소는 LACMA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그림 ‘스탠더드 스테이션(Standard Station, Ten Cent Western Being Torn in Half)’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의 중심이 된 LA 주유소가 몇 군데 있습니다. 혼 애비뉴(Horn Avenue) 교차로 바로 옆에 있는 선셋의 텍사코 주유소(Texaco station) 사진도 ‘지금 그때’ 전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선셋 스트립을 둘러보며 1960년대 이후 지역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확인해 보세요.
‘산타 모니카, 멜로즈, 베벌리, 라 브레아, 페어팩스(SANTA MONICA, MELROSE, BEVERLY, LA BREA, FAIRFAX)’
산타 모니카, 멜로즈, 베벌리, 라 브레아, 페어팩스에서 루샤는 할리우드, 핸콕 파크(Hancock Park), 페어팩스 지역이 만나는 지점을 표시하는 주요 도로를 격자 형태의 조감도를 그려 넣었습니다. 검은색 작은 점들은 1998년에 이 그림이 그려진 이후 많은 사업체가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분주한 이 지역의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으로는 페어팩스의 캔터스 델리(Canter’s Deli)와 징기스 코헨(Genghis Cohen), 라 브레아의 제트 래그(Jet Rag), 페어팩스 고등학교의 멜로즈 트레이딩 포스트(Melrose Trading Post)등 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