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 LA 촬영지 알아보기

로스앤젤레스에서는 매일 스타가 탄생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매일은 아니지만, 1910년에 D. W. 그리피스(D. W. Griffith)가 할리우드의 조용한 마을을 발견하고는 ‘흠... 여기서 영화를 몇 편 찍을 수 있겠군...’이라고 생각한 이래 세계 각지에서 꿈을 좇아 LA에 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가 스타 이즈 본 을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을 때, 로스앤젤레스를 촬영지로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LA는 꿈이 이뤄지기도 부서지기도 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상징과 같은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Lady Gaga) 주연하고 2018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LA 영화 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2019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스타 이즈 본>은 의도적으로 시간 순서와 주인공의 행방을 뒤섞어 자가 치료, 자기 방임, 상호 의존, 이명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어렴풋하고 꿈결 같은 화면으로 표현했습니다. 영화 곳곳에 1970년대 노란색 렌즈로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지금의 LA를 상징하는 상쾌하고 푸른 하늘과는 정반대의 이미지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를 아직 안 봤고 줄거리를 스포 당하고 싶지 않으면 여기서 읽기를 멈추세요. 원작(줄거리가 완전히 같음)이나 진부한 해설, 패러디 영상을 본 적이 없다면 이 글은 영화를 보고 나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심슨 가족(The Simpsons)>에서는 영화의 제목을 “스타 이즈 톤(A Star Is Torn)”, “스타 이즈 본 어게인(A Star Is Born Again)”, “스타 이즈 번스(A Star Is Burns)”로 세 차례나 바꿔 말했습니다.)

유난히 어슴푸레한 조명이나 불분명한 시간 순서와 장소에도 불구하고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 분)과 앨리(레이디 가가 분)의 긴 첫 데이트부터 관객의 열렬한 갈채를 받은 두 사람의 "Shallow" 공연, 갈등의 해소와 비극적인 결말(스포일러 주의)에 이르기까지 스타 이즈 본 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제 영화가 실제로 촬영된 장소와 지역 명소를 살펴보고 나만의 스타 이즈 본 경험을 계획해 스타 이즈 본 로스앤젤레스 촬영지 투어를 떠나 봅시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잭슨 메인의 짧은 콘서트 장면 다음에 잭슨은 드래그 바에서 앨리를 만납니다. (레이디 가가가 연기한 앨리(Ally)라는 이름은 마돈나(Madonna)나 할시(Halsey)처럼 한 단어로, 동맹이라는 뜻의 ‘앨라이’가 아닌 ‘앨리’로 발음합니다.) 립싱크 드래그 쇼가 열리는 장소는 다름 아닌 바로 버질(The Virgil)(주소: 4519 Santa Monica Blvd, Los Angeles 90029)로 이곳은 몇 년 전까지는 개러지(Garage)라는 게이 바였으나 지금은 얼터너티브 스탠드업 코미디의 진원지로 잘 알려진 인기 있는 이스트 할리우드 바입니다. 매주 월요일, 커트 브라우놀러(Kurt Braunohler)와 크리스틴 샬(Kristen Schaal)이 진행하는 특별 공연 핫 텁(Hot Tub)에서 가장 유쾌한 코미디를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 드래그 클럽을 경험하고 싶다면 LA에서 가장 흥미진진하며 예측을 불허하는 드래그의 밤을 놓치지 마세요. 하이랜드 파크와 남부 패서디나 사이에 있는 가르반자(Garvanza)의 더 오프비트(주소: 6316 York Blvd, Los Angeles 90042)에서 열리는 익스포저(Exposure) 쇼를 추천합니다. 또한 스타 이즈 본 과 루폴 드래그 레이스(RuPaul’s Drag Race)의 샹젤라(Shangela)와 윌리엄(William)을 소셜 미디어에서 팔로우하면 슈퍼스타들의 최신 활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세상을 본 잭슨(“그냥 잭이라고 불러요”)은 앨리를 “그”의 세계인 경찰 바에 데려갑니다. 장소는 에코 파크(Echo Park)에 있는 다저스 팬들의 단골 술집, 숏 스탑(주소: 1455 W Sunset Blvd, Los Angeles 90026)으로 바뀌는데, 이곳은 현대 누아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램파트 디비전(Rampart Division)에서 가장 유명한 경찰 바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두 사람이 월요일에 만나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숏 스탑에서 열리는 화려한 모타운 온 먼데이(Motown On Mondays) 댄스파티에서 만났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훨씬 덜 우울하게 시작됐을지도 모릅니다.

잭의 운전기사는 냉동 완두콩을 찾는 둘이 식료품을 살 수 있도록 글래슬 파크(Glassell Park)에 있는 슈퍼마켓, 슈퍼 A 식품점(주소: 2925 Division St, Los Angeles 90065)로 데려다 줍니다. 이 이색적인 식료품점 데이트는 주차장에서 작곡 시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슈퍼 A의 직원들은 퇴근 시간 후에 스타 이즈 본 팬/학생 합창단으로 꽉 찬 차들이 "Shallow"의 아카펠라 버전으로 부를 것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잭이 첫날밤 술에 너무 취해서 그랬는지 신사적이어서 그랬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해가 뜨자 앨리를 집으로 데려다줍니다. 예리한 눈을 가진 팬들이 확인했듯이 앨리 가족의 집(주소: 739 E Kensington Rd, Los Angeles 90026))은 실버 레이크(Silver Lake)와 에코 파크 사이, 앤젤리노 하이츠(Angelino Heights)에 있으며 1904년에 지어진 전통 가옥입니다. 집안의 가장인 앨리의 아버지 로렌조는 코미디언 앤드루 "다이스" 클레이(Andrew ‘Dice’ Clay)가 연기하며 소프라노스(Sopranos)가 연상되는 캐릭터를 선보입니다. 로렌조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 배우들과 함께 등장합니다. 이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앨리의 집이 뉴욕 외곽 자치구인지, 아니면 전형적인 동부 해안 억양이 물씬 묻어나는 뉴저지인지 혼란스러워했지만 워너 브라더스는 앨리의 집은 앤젤리노 하이츠라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잭의 운전기사는 앨리를 잭의 다음 공연에 데리고 가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데리고 나와 가수 전용기에 태웁니다. 잭의 공연은 그리피스 파크에 있는 그리스 극장(주소: 2700 N Vermont Ave, Los Angeles 90027, 앨리의 집에서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서 촬영됐습니다. 영화는 관객을 사로잡으며 앨리를 무대 위로 끌어올려 아카데미상,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 골든 글로브상, 그래미상을 받은 곡, "Shallow"를 멋지게 노래합니다. "Shallow"는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 만큼이나 노래방에서 인기 있는 곡입니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와 브래들리 쿠퍼가 선보인 ‘Shallow’ 라이브 공연은 유튜브에서 6억 8천만 회가 넘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레이디 가가풍의 고음을 뽐내고 청중의 환호를 받는 짜릿함을 느껴 보고 싶으신가요?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 온 코리아타운의 명소 카페 브라스 몽키(Cafe Brass Monkey)(주소: 3440 Wilshire Blvd, Los Angeles 90010)의 전설적인 가라오케의 밤에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신청하세요. 저희만 믿으세요.

영화 속 다른 콘서트 장소로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잭의 극적인 몰락이 펼쳐지는 슈라인 오디토리엄(Shrine Auditorium)("I'll Never Love Again")과 다운타운 LA의 리젠트 극장(Regent Theatre), 잉글우드에 있는 기아 포럼(The Kia Forum)이 있고, 좀 멀리 떨어진 장소로는 캘리포니아 인디오의 엠파이어 폴로 클럽(Empire Polo Club)에서 열린 코첼라(Coachella) 페스티벌과 스테이지코치(Stagecoach) 페스티벌 장소가 있습니다. 브래들리 쿠퍼에 따르면 그의 밴드는 “제이미 존슨(Jamey Johnson)과 윌리 넬슨(Willie Nelson) 사이에서 8분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합니다. 의약품 컨벤션에서 열린 잭의 별 볼 일 없는 공연은 팜스프링스 컨벤션 센터(Palm Springs Convention Center)에서 촬영됐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호화로운 장소이자 드라마의 대부분이 펼쳐지는 곳은 말리부 동쪽에 있는 잭슨 메인의 집(주소: 481 Cold Canyon Rd, Calabasas 91302, 공식적으로는 토팡가(Topanga)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음)입니다. 1970년대 감각이 돋보이는 세기 중후반의 모던하고 세련된 미학을 자랑하는 이 저택은 실제로 1973년에 칼라바사스 몬테 니도 지역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저택의 설계는 더글러스 러커(Douglas Rucker, 1976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스타 이즈 본 에서 공동 주연을 맡았던 크리스 크리스토퍼슨(Kris Kristofferson)의 집을 설계하기도 함)가 설계했습니다. 또한 다운타운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Crypto.com Arena, 구 스테이플스 센터)를 설계한 댄 마이스(Dan Meis)가 이 저택에 살면서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절제된 클라이맥스 장면을 비롯해 영화 전반의 다양한 장면에서 묘사된 것처럼 이 기둥보 구조의 고요한 저택은 참나무로 둘러싸인 그림 같은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잭과 앨리가 많이 하는 커플 활동 중 하나는 얼터너티브 컨트리 록을 작곡하는 것인데, 이는 앨리의 그 잘난 영국인 매니저 레즈 가브론이 SNL에서 부르라고 시키는 팝 음악과는 다른 음악입니다. 알코올 의존과 옥시콘틴 중독을 뺀 잭 메인 스타일의 가수가 되고 싶다면 일단 맥케이브의 기타 상점(주소: 3101 Pico Blvd, Santa Monica 90405)에 가세요. 맥케이브의 기타 상점은 진정한 어쿠스틱 음악의 성역과도 같은 곳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악기부터 소장 가치가 높은 악기까지 다양한 악기를 판매하며 쇼케이스, 기타 레슨, 남부 캘리포니아의 클래식 록 스타와 교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합니다. LA에 거주하는 기타 애호가라면 맥케이브의 고객일 확률이 높습니다.

앨리가 팝록 공연을 위해 호텔에서 준비할 때 잭이 선셋에 설치된 거대한 "ALLY" 광고판을 보여줍니다. (무지갯빛 영화 광고판은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이성애자 "동맹(ally)"인 레이디 가가 밈으로 잠시 유행했습니다.)

앨리는 전설적인 선셋 스트립의 동쪽 경계에 있는 모조 유럽 성, 샤토 마몽(주소: 8221 Sunset Blvd, Los Angeles 90046)에 머물고 있습니다. 샤토 마몽은 마이라 브렉킨릿지(Myra Breckinridge), 도어스(The Doors) 등 의 영화에서처럼 등장 인물이 선셋 스트립 광고판을 바라보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장소입니다. 대형 광고판에 돈을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지만, 울창한 정원 파티오에서 식사를 즐기며 유명 스타들을 바라보는 것은 가능합니다. 단, 사진 촬영은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할리우드의 클래식한 숙박시설에 대해 말하자면, 1923년에 문을 연 다운타운 LA의 고급 호텔 밀레니엄 빌트모어(Millennium Biltmore) 호텔은 할리우드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으로(아카데미상이 이곳 연회장에서 시작됨) 영화 초반에 앨리가 고된 레스토랑 일을 하면서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karaoke) 가라오케 공연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게 되는 바쁜 주방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다른 호텔 장면은 할리우드 루스벨트(The Hollywood Roosevelt) 호텔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그리스 극장까지, 스타 이즈 본 LA 촬영지를 탐험하며 상호 의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야심 차게 명성의 사다리를 오르지만, 피할 수 없는 비극을 경험한 후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청중을 울리는 주인공이 되어 보세요.

다시 한번 감정을 실어 “난 깊은 곳으로 뛰어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