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이션 촬영: 휴일에 방문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영화 & TV 프로그램 촬영 장소들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크리스마스 대소동(Christmas Vacation)’, ‘그렘린(Gremlins)’ 등 LA에서 촬영한 유명 영화들의 촬영지

Jerry Gergich house from "Parks and Recreation" | Photo by Lindsay Blake

집 안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고 나무 조명을 풀 때가 왔습니다.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장소들을 답사하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한껏 내봅시다. 1962년 이후 한 번도 눈이 오지 않고 도시를 대표하는 야자나무들도 딱히 겨울 느낌은 나지는 않지만, LA에서는 크리스마스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고전 명작 영화들이 여럿 탄생했습니다. 휴일에 방문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영화 & TV 프로그램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연말 영화 상영회 가이드도 준비했으니 겨우내 좋아하는 영화들을 큰 화면에서 감상해 보세요.

Chevy Chase in the department store scene from "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Chevy Chase in "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 Photo: Warner Bros.

불럭 윌셔 - ‘크리스마스 대소동’



이 영화의 배경은 시카고지만 ‘크리스마스 대소동(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은 사실 거의 모든 장면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부 주요 야외 장면은 콜로라도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클라크 그리스월드(Clark Griswold;Chevy Chase)는 한 백화점에서 메리(니콜렛 스콜세스;Nicolette Scorsese)라는 이름의 영업사원과 우스꽝스러운 계기로 말을 섞게 되는데, 그 백화점이 지금은 사라진 불럭 윌셔(Bullocks Wilshire)입니다. 존 파킨슨과 도널드 파킨슨이 백화점 사업가 존 G. 불럭의 의뢰를 받아 설계한 1929년 아르데코(Art Deco) 양식의 건축물은 과거 LA에서 가장 규모가 큰 쇼핑 공간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1994년 사우스웨스턴 법학대학(Southwestern Law School)에 인수된 후 10년 동안 2,900만 달러(약 3억 9천만 원) 규모의 재건 공사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캠퍼스 중앙에 자리 잡은 불럭 윌셔 빌딩(Bullocks Wilshire Building)은 평소에는 일반인의 출입은 금지되어 있지만, 럭 윌셔 친구들(Friends of Bullocks Wilshire)이 운영하는 투어를 통해 관람할 수는 있습니다. 

Martini House from "It's a Wonderful Life" | Photo by Lindsay Blake

마티니 하우스 - ‘멋진 인생’



역사상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영화로 꼽히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의 촬영지 중 대부분은 안타깝게도 철거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티니 가문이 인수한 베일리 공원(Bailey Park) 주택은 지금도 라 카냐다 플린트리지(La Cañada Flintridge)의 낙엽 많은 거리에 남아 있습니다. 1층짜리 목장 같은 주택은 지금도 1946년 스크린에 나왔던 ‘멋진 인생’에서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Residential side of Brownstone Street in 2002 | Photo courtesy of cliff1066™, Discover Los Angeles Flickr pool

브라운 스톤 건물 - ‘나 홀로 집에 2: 뉴욕을 헤매다’



1992년 크리스마스 명작 ‘나 홀로 집에 2: 뉴욕을 헤매다(Home Alone 2: Lost in New York)’의 대부분은 시카고와 맨해튼에서 촬영했지만, 우왕좌왕하는 해리와 마브에게 자신의 기교를 선보이던 브라운 스톤 건물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의 브라운 스톤 거리(Brownstone Street)에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브라운 스톤 건물과 주변 4에이커(약 0.02㎢) 뉴욕 거리는 2008년 6월 1일 발생한 3단계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 뉴욕 거리는 2010년 과거의 모습과 유사하게 재건되었지만, 그 거리에 있는 건물들은 1992년 상영 당시 보던 건물과는 다른 건물들입니다. 새로 지어진 브라운 스톤 건물 거리는 ‘더 민디 프로젝트(The Mindy Project)’에 주기적으로 등장합니다. 스튜디오 투어에서 그 거리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습니다.

나카토미 플라자 - ‘다이 하드’



‘다이 하드(Die Hard)’를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액션 팬들은 당연히 그렇다고 하죠. 브루스 윌리스는 크리스마스 전야에 자신의 아내를 만나러 온 뉴욕 경찰 존 매클레인으로 출연합니다. 이 둘은 나카토미 플라자(Nakatomi Plaza)에 있는 아내의 사무실에서 연말 파티에 참석하는데, 이곳은 현실에서는 센추리 시티에 있는 폭스 플라자(Fox Plaza)입니다. 폭스 플라자는 현재에도 스타의 거리(Avenue of the Stars) 2121번지에 있으며, 예상하셨듯이 사무실 건물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 대신 옆에 있는 웨스트필드 센추리 시티(Westfield Century City)에서 미친듯이 쇼핑(그리고 식사)을 할 수 있습니다. 이피 키 예이(Yippie Ki Yay)!

"Bad Santa" house | Photo by Lindsay Blake

배드 산타



2003년 작 ‘배드 산타(Bad Santa)’의 불운한 산타 빌리 밥 손턴은 웨스트힐즈의 지중해풍 주택에서 한 어린 소년과 그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크리스마스 다크 코미디 영화에서는 주택의 실내와 외관이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작중 배경은 애리조나지만 실제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Gremlins" church from Warner Bros. VIP Studio Tour | Photo by Lindsay Blake

‘그렘린’ 교회



‘멋진 인생’의 영향을 크게 받은 1984년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공포영화 ‘그렘린(Gremlins)’은 킹스턴 폴즈(Kingston Falls)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지만, 실제로는 LA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바틀렛 신부(윌리엄 샬럿)와 앤더슨(해리 캐리 주니어)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우체통에 편지를 집어넣으려다 실패한 교회는 사실 교회가 아니라 미드웨스트가(Midwest Street )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Warner Bros. Studios)의 야외 촬영장에 있는 대도구입니다. ‘오션스 일레븐(Oceans 11)’과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Pretty Little Liars)’ 시리즈에도 종종 등장하는 이 교회는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 할리우드(Warner Bros. Studio Tour Hollywood.)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한 펠처 가문의 집도 마찬가지로 미드웨스트가에 있습니다.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우묵한 마을 후빌(Whoville)은 2000년 제작된 실사 촬영 영화 ‘그린치(the Grinch)’를 촬영하기 위해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촬영장에 설치된 세트장입니다. 매년 12월에는 정해진 일자에 그린치마스 기념식(Grinchmas Celebration)이 진행됩니다. 영화 투어나 라이드 일정에 맞추어 해리 포터 위저딩 월드(Harry Potter's Wizarding World) 속 눈 덮인 호그와트에서 버터비어도 한잔해보세요. 

Jon Hamm and Christina Hendricks in the "Christmas Waltz" episode of "Mad Men"
Don and Joan have a drink in "Christmas Waltz" | Photo: AMC

더 프린스 - ‘매드맨’



코리아타운에 있는 더 프린스(The Prince)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그리고 붉은색의 원형 부스, 앤티크한 그림, 빈티지 조명과 같은 옛날 인테리어로 잘 알려진 식당입니다.
매드맨(Mad Men) 시즌 5의 10번째 에피소드 ‘크리스마스 왈츠(Christmas Waltz)’에서 조앤 해리스(크리스티나 헨드릭스)는 사무실에서 이혼 서류를 받고 화를 냅니다. 돈 드레이퍼(존 햄)는 그런 그녀를 데리고 재규어 쇼룸에 가서 함께 자동차를 고르는 커플 행세를 하고, 바에서는 추파를 섞은 농담과 진심 어린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작중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 미드타운의 바는 실제로는 더 프린스에서 촬영한 것으로, 두 번째 에피소드 ‘여자 화장실(Ladies Room)’에서 드레이퍼 가족과 스털링 가족이 지금은 사라진 툿츠 쇼어즈(Toots Shor's)에서 마티니와 시저 샐러드를 먹는 장면에도 등장합니다.

Playa del Rey Elementary School from "Beverly Hills, 90210" | Photo by Lindsay Blake

플레야 델 레이 초등학교 - ‘베벌리힐스, 90210’



‘베벌리힐스, 90210(Beverly Hills, 90210)’ 시즌 3 ‘It’s a Totally Happening Life’에서 (산타 복장을 한)브렌다, 딜런, 스티브와 웨스트 베벌리 아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가상의 앨버라도 스트리트 학교(Alvarado Street School)로 향합니다. 이 에피소드의 촬영은 컬버 시티 플레야 델 레이 초등학교(Playa Del Rey Elementary School)에서 진행되었습니다. ‘It’s a Wonderful Life’ 에피소드에서는 클래런스와 미리엄이라는 이름의 천사들이 아이들을 지켜보며 버스 사고에서 목숨을 구해주기도 합니다.

Jerry Gergich house from "Parks and Recreation" | Photo by Lindsay Blake

제리 거기츠 하우스 -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Parks and Recreation)’ 시즌 5의 ‘론과 다이앤’이라는 에피소드에서 포니족 인디애나 공원 관리부는 제리 거기츠(짐 오헤어 분)과 그의 무척 매력적인 식구들이 연 파티에 참석합니다. 마치 크리스마스 장식을 전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만 같은 거기츠의 전원적인 주택은 사실 인디애나주가 아닌 밸리 빌리지(Valley Village)의 가로수가 늘어선 거리에 있습니다.

Ohara House from "The Holiday" | Photo by Lindsay Blake

오하라 하우스 - ‘로맨틱 홀리데이’



2006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더 홀리데이(The Holiday)’는 드물게 LA를 배경으로 하는 크리스마스 영화 중 하나로, 실연한 케이트 윈스렛(Kate Winslet)이 잭 블랙(Jack Black)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 마일스 듀몽트(잭 블랙 분)는 1961년 다작 모더니스트 건축가 리처드 뉴트라(Richard Neutra)가 설계한 파빌리온풍 집에 살고 있습니다. 나무와 유리로 만들어진 감탄을 자아내는 이 주택은 현실 세계에서는 실버레이크 막다른 골목에 있는 뉴트라가 설계한 주택 중 하나인 오하라 하우스(Ohara House)입니다.

New Life Community Church from "Four Christmases" | Photo by Lindsay Blake

뉴라이프 지역 교회 - ‘4번의 크리스마스’



2008년 제작된 코미디 영화 ‘4번의 크리스마스(Four Christmases)’에서 빈스 본(Vince Vaughn)은 신앙과 경배 연합교회 피드몬트 지부에서 ‘예수의 탄생’ 연극을 제작하는 조셉 역을 맡았습니다. 실제 이 장면은 호손의 뉴라이프 지역 교회(New Life Community Church)에서 촬영한 것으로, 필 목사의 화려한 네온 조명과 프로젝터 스크린은 촬영을 위해 가져온 것이고 실제 교회에는 없답니다. 실제 교회 내부는 좀 더 엄숙한 분위기라고 하네요.

Pee-wee Herman's house from "Pee-wee's Big Adventure" | Photo by Mike Flores, courtesy of MovieShotsLA

’피위의 대모험’



남부 패서디나의 어느 곳은 언제나 크리스마스라고 합니다. 혹은 1985년 고전 영화 ‘피위의 대모험(Pee-wee’s Big Adventure)’에서 괴짜 어른이 피위 허먼(폴 루벤스;Paul Reubens)이 번쩍이는 빨간 자전거를 두고 살던 당시에는 그랬을지도 모르죠. 영화에서 피위는 언제나 자기 집과 앞뜰에 산타와 순록 조명상을 두어 항상 크리스마스인 것처럼 장식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