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천국, 로스앤젤레스

농구의 메카, LA


인디애나, 노스캐롤라이나, 뉴욕, 보스턴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로스앤젤레스를 자칭 세계 농구의 성지로 칭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LA 레이커스의 NBA 월드 챔피언십 12회 우승, UCLA의 NCAA 대회 11회 우승, 수십 명의 농구 거장들을 배출한 고등학교 시스템, <덩크슛(White Men Can’t Jump)> 같은 영화에도 등장하는 다양한 픽업 농구 문화 등 LA는 풍성한 농구 역사를 자랑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애슬레틱 클럽(Los Angeles Athletic Club)은 해마다 가장 뛰어난 남녀 대학 농구 선수를 선정해 존 우든 어워드(John R. Wooden Award)를 수여합니다. ‘슬램 덩크’라는 말도 지금은 고인이 된 레이커스의 전설적인 캐스터 칙 헌(Chick Hearn)이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로스앤젤레스는 농구 팬들에게 진정한 파라다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크립토닷컴 아레나(Crypto.com Arena)

LA 프로 농구의 성지는 다운타운 LA에 있는 크립토닷컴 아레나(구 스테이플스 센터)으로 이곳은 NBA 팀 레이커스와 클리퍼스(LA Clippers), WNBA 팀 스파크스(Sparks)의 홈구장입니다.

LA 레이커스는 17회의 챔피언십 우승, 38인의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 28명, 감독 5명, 수석 코치 1명, 공로자 4명),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장 기록인 33경기 연속 승리(1971-72시즌) 등을 기록하며 스포츠 구단 중 가장 성공적인 팀입니다.

2020년에 레이커스를 17번째 우승으로 이끌고 앞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는 2023년 2월,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 선더(Oklahoma City Thunder.)와의 경기에서 3쿼터 후반,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카림 압둘 자바(Laker Kareem Abdul-Jabbar)의 3만 8,388점 기록을 깨며 NBA 역대 최고 득점자가 됐습니다.

UCLA Pauley Pavilion
Pauley Pavilion at UCLA | Photo: UCLA Men's Basketball, Facebook

폴리 파빌리온(Pauley Pavilion) - UCLA

NCAA 농구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웨스트우드(Westwood)에 소재한 UCLA 캠퍼스의 폴리 파빌리온은 꼭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UCLA 브루인스(UCLA Bruins)는 전설적인 감독 존 우든(John Wooden)의 지휘 아래 12년간 미국 내셔널 챔피언십을 10차례 우승했으며 1967년부터 1973년까지는 연속 7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짐 해릭(Jim Harrick) 감독은 1995년 팀을 11번째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전 감독인 벤 하우랜드(Ben Howland)는 2006년부터 2008년 사이에 3회 연속 팀을 4강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까지도 팀을 이끌고 있는 믹 크로닌(Mick Cronin) 감독의 지휘 아래 브루인스는 2021년에 다시 한번 4강에 진출했고, 2023년 토너먼트에서는 서부 2번 시드로 출전한 강력한 우승 후보였습니다.

폴리 파빌리온은 존 우든 감독이 UCLA 브루인스 팀을 이끌며 이뤄낸 챔피언십 중 9차례 동안 홈구장으로 사용됐습니다. 존 우드가 건립에 기여한 이 경기장은 수백만 달러를 투입한 1년간의 개보수를 마치고 2012년 11월 9일, 우든 감독이 UCLA로 옮기기 전에 2년간 감독했던 인디애나 주립대학교 대 LA 브루인스의 경기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이는 ‘웨스트우드의 마법사(Wizard of Westwood)’라 불리는 존 우든에 대한 찬사와도 같습니다.

USC Galen Center Baseline View
Galen Center at USC | Photo: USC Athletics

갈렌 센터(Galen Center) – USC(남가주대학교)

USC 트로전스(USC Trojans) 남자 농구팀이 NB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빌 셔먼(Bill Sharman)과 전설의 감독 텍스 윈터(Tex Winter) 등과 함께 농구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지만, 최근 수십 년간 전국 대회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팀은 여자 농구팀입니다. 리사 레슬리(Lisa Leslie), 신시아 쿠퍼 다이크(Cynthia Cooper-Dyke), 쉐릴 밀러(Cheryl Miller)는 NCAA 챔피언십에서 두 번 우승한 트로전스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입니다.

트로전스의 홈구장인 갈렌 센터는 2006년 1억 4,700만 달러를 투입해 건립됐습니다. 캠퍼스와 인근 엑스포지션 공원(Exposition Park)을 둘러보는 분들은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Los Angeles Memorial Coliseum)을 꼭 방문해 보세요. 이 경기장은 1932년과 1984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으며 2028년이 되면 세계 최초로 하계 올림픽을 3회 개최한 스타디움이 됩니다.

Dunk contest at the Nike 3ON3 Tournament
Dunk contest at the Nike 3ON3 Tournament | Photo: Business Wire

나이키 3ON3 토너먼트(Nike 3ON3 Tournament)

매년 여름, 이틀간 열리는 나이키 바스켓볼 3ON3 토너먼트(Nike Basketball 3ON3 Tournament)는 농구, 엔터테인먼트, 음식, 무료 증정 행사 등 신나는 이벤트로 L.A. 라이브(L.A. LIVE)의 거리를 가득 채웁니다. 성인부 엘리트 디비전(Adult Elite Division)의 농구 선수부터 성인, 청소년, 스페셜 올림픽, 휠체어 부문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와 기량의 선수들이 토너먼트에 참가해 승부를 펼칩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3ON3 길거리 농구 토너먼트인 나이키 바스켓볼 3ON3 토너먼트는 미국 전 지역의 1,500여 팀과 5,000명의 선수, 25,000명의 관중이 모인 가운데 치러집니다.

Venice Basketball League in Venice Beach
Photo: Venice Basketball League, Facebook

베니스 비치(Venice Beach)

로스앤젤레스에는 농구 경기를 보거나 농구 팬들과 함께 농구에 참여할 수 있는 실내 농구 코트와 야외 농구 코트가 많습니다. UCLA의 존 우든 센터(John Wooden Center), 멘스 짐(Men’s Gym), 실버 레이크의 벨뷰 레크리에이션 센터(Bellevue Recreation Center), 웨스트우드 레크리에이션 센터(Westwood Recreation Center), 브렌트우드(Brentwood)의 배링턴 파크(Barrington Park)와 할리우드 인근에 있는 팬 퍼시픽 파크(Pan Pacific Park)의 나무 바닥 코트와 아스팔트 코트에서 열띤 경기가 펼쳐집니다.

농구 광팬이라면 바다를 배경으로 해변에서 열리는 경기를 관람하거나 직접 참여하는 재미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수많은 해변 농구 코트 중 영화 <덩크슛(White Man Can’t Jump)>의 배경이 된 베니스 비치만큼 LA 특유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경기는 날마다 열리며 주말에는 그 열기가 더욱 고조됩니다.

Kia Forum at night
Photo: Kia Forum

기아 포럼(Kia Forum)

레이커스는 스포츠 아레나(Sports Arena)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지금은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홈구장으로 삼고 있지만 레이커스가 최고의 팀으로 등극한 것은 23년간 전속됐던 기아 포럼에서였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주민들 사이에서 ‘끝내 주는 포럼(Fabulous Forum)’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경기장에서 레이커스는 1972년에 첫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고, 1980년대 들어 매직 존슨(Magic Johnson)이 활약하던 쇼타임(Showtime) 시대에는 우승 반지를 다섯 차례 획득했습니다. 기아 포럼이 1983년에 NBA 올스타 게임을 개최했을 때 ‘The Star-Spangled Banner’를 부른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전설적인 무대로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기아 포럼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개보수 공사 후, 2014년 1월 15일 이글스(The Eagles)의 오프닝 콘서트와 함께 재개장했습니다. 리모델링은 1967년도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됐으며 부지 전반에 걸쳐 업그레이드가 이뤄졌습니다. 주요 특징으로 외관 색상을 꼽을 수 있는데, 1960년대 당시 상징색이었던 ‘캘리포니아 선셋 레드’ 색상으로 다시 칠했습니다.

LMU vs Pepperdine at Gersten Pavilion
LMU vs Pepperdine at Gersten Pavilion | Photo: Loyola Marymount

게르스텐 파빌리온(Gersten Pavilion) -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교(Loyola Marymount University, LMU)

떠들썩한 고교 체육관과 같은 분위기의 디비전 1 리그 농구 경기장을 찾는다면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교의 게르스텐 파빌리온이 제격입니다. 마리나 델 레이(Marina del Rey) 남동쪽에 있는 웨스트체스터 캠퍼스 한가운데 게르스텐 파빌리온이 있으며 좌석은 4,200석이 좀 안 되지만 입석 관중을 포함하면 수용 규모가 4,500명을 넘습니다.

이 대학의 농구팀인 더 라이온스(The Lions)는 1980년대 후반 폴 웨스트헤드(Paul Westhead) 감독의 지휘 아래 농구계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디비전 1 리그에서 3년 연속 우승했으며, LMU의 1990년도 경기당 평균 득점은 122.4점으로 지금까지도 NCAA 신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웨스트헤드 감독의 팀은 한 경기 최다 득점(186점) 기록과 한 경기 최다 합산 점수(331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990년 라이온스는 그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던 동료 선수 행크 게더스(Hank Gathers)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보 킴블(Bo Kimble)을 주축으로 NCAA 토너먼트 엘리트 8강에 오릅니다. 보 킴블은 절친한 동료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토너먼트 경기마다 첫 번째 자유투를 왼손으로 던져 세 번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LMU는 게더스와 킴블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 처리했습니다.

Pepperdine Waves Firestone Fieldhouse
Photo: Pepperdine Men's Basketball, Facebook

파이어스톤 필드하우스(Firestone Fieldhouse) - 페퍼다인 대학교(Pepperdine University)

햇살 가득한 해안 도로의 한가로움과 소란스러운 인파의 대학 농구장을 동시에 경험하는 일은 그리 흔치 않지만 페퍼다인 대학교 파이어스톤 필드하우스에서는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멋진 말리부 해안의 페퍼다인 캠퍼스 부지 안에 있는 필드하우스는 평소 수용 인원이 3,100석이며, 페퍼다인 웨이브스(Waves) 팀의 웨스트코스트 컨퍼런스(Waves’ West Coast Conference, WCC) 경기에서는 4,500명까지 수용한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위대한 선수들이 팀을 이끌었는데, 그중에는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데니스 존슨(Dennis Johnson), NBA에서 15년간 활약한 베테랑이자 수비의 마법사라 불리는 더그 크리스티(Doug Christie), 올림픽에서 활약한 마르쿠스 레이트(Marcos Leite)와 야코우바 디아와라(Yakhouba Diawara), 웨스트코스트 컨퍼런스(WCC)의 전설적 플레이어인 다나 존스(Dana Jones), 드웨인 폴리(Dwayne Polee), 부트 본드(Boot Bond), 올랜도 필립스(Orlando Phillips) 등이 있습니다 파이어스톤 필드하우스에서 홈경기를 치른 웨이브스 선수 13명(총 17명)이 NBA에 진출했으며 페퍼다인 졸업생은 1977년부터 2010년까지 34시즌 연속 NBA 로스터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파이어스톤 필드하우스의 페퍼다인 웨이브스는 NCAA 토너먼트에 11회 진출했으며, 그중 4회는 짐 해릭(Jim Harrick)이, 3회는 톰 애즈버리(Tom Asbury)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웨이브스는 38연승을 거두며 WCC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웨이브스가 파이어스톤 필드하우스 구장으로 이전하기 1년 전, 윌리엄 ‘버드’ 에버리트(William “Bird” Averitt)는 1972-73 시즌에 경기당 NCAA 최고 득점인 33.9점을 기록하며 관중을 열광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