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S "Locationland": 촬영지 따라 떠나는 여행자를 위한 LA TOP 10
PBS SoCal Digital의 새로운 시리즈는 로스앤젤레스 곳곳의 상징적인 영화 촬영지를 단순히 “어디서 찍었는지”를 넘어, “왜 그곳이었는지, 어떻게 촬영되었는지”까지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Locationland는 진행자이자 작가, 그리고 ‘로케이션 전문가(locationologist)’인 해리 메드베드(Harry Medved)가 실제 촬영에 참여했던 업계 관계자들, 전문가, 그리고 영화 팬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들은 LA 전역을 누비며 할리우드의 명장면이 탄생한 장소는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까지 직접 찾아갑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메드베드는 8살 때부터 영화에 매료되어, 유명하고 덜 알려진 촬영지를 직접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1978년 랜디 드레이퍼스와 함께 쓴 The Fifty Worst Films of All Time (and How They Got That Way)와 2006년 Hollywood Escapes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제자리로 돌려놓는(show that puts movies in their places)” 프로그램이라는 소개와 함께, Locationland는 지난 1월 PBS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메드베드와 그의 게스트들은 평생을 영화와 함께해온 진정한 애호가들이지만, Locationland는 어렵거나 내부자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배제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덕분에 가벼운 영화 팬들도 몰입할 수 있는 ‘장면 속 이야기’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그리스의 배우 아네트 찰스가 섭씨 38도의 폭염 속 LA 리버 베이신 촬영을 위해 병원에서 스스로 퇴원했던 이야기, 평범한 다운타운의 한 푸푸세리아가 두 차례나 주요 영화에 등장한 이유, 혹은 공포 영화 전설 벨라 루고시의 ‘마지막 촬영’이 실마 공동묘지에서 이루어졌다는 소문의 진실까지—Locationland는 LA 영화사의 숨겨진 이야기에 새로운 시선을 더하며, 짧고 강렬한 에피소드(현재 최장 14분)로 전달합니다.
이제, 당신만의 ‘카메오 순간’을 꿈꾸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LA 영화 촬영지 10곳을 소개합니다.
1화: “GREASE ROAD TRIP”
식스 스트리트 브리지 (대표작: 그리스, 포인트 블랭크, 리브 앤 다이 인 L.A.) 600 S. Santa Fe Ave, Los Angeles
Locationland의 첫 번째 에피소드 “그리스 로드 트립”에서는 진행자 해리 메드베드가 1978년 클래식 뮤지컬 로맨틱 코미디 그리스의 감독 랜달 클레이저(대표작: 블루 라군, 늑대 개, 협곡의 실종 등)와 함께 LA 곳곳의 촬영지를 따라 추억 여행을 떠납니다. 에피소드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LA 리버를 따라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이후 메드베드는 다운타운 동쪽에 위치한 새로운 식스 스트리트 브리지에 올라 LA에서 가장 많이 촬영된 장소 중 하나를 한눈에 내려다봅니다. 이곳은 그리스의 클라이맥스 ‘Thunder Road’ 자동차 경주 장면이 촬영된 장소이자, 포인트 블랭크, 리포 맨, 리브 앤 다이 인 L.A. 같은 명작 영화는 물론 수많은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클레이저는 촬영 당시 섭씨 38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에서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턴 존과 함께 작업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스태프들은 상의를 벗고, 그는 맨발로 연출을 이어가며 이유없는 반항과 벤허에서 영감을 받은 명장면을 완성해냈습니다.
레오 카리요 주립공원 (대표작: 그리스, 베스트 키드, 분노의 질주: 더 세븐) 35000 Pacific Coast Hwy, Malibu
클레이저는 과거 비치 파티 영화의 엑스트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1965년 비치 블랭크 빙고에 직접 출연했던 레오 카리요 주립공원을 그리스의 오프닝 곡 “Summer Lovin’” 촬영지로 선택했습니다. LA 출신 배우이자 공원 위원장이었던 레오 카리요의 이름을 딴 이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켜낸 그의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풍경을 자랑합니다. 말리부 해안의 이 아름다운 절벽과 해변은 장면 속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냅니다.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턴 존이 파도치는 해변에서 뛰놀고, 모래성을 쌓고, 석양을 배경으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은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풍경 덕분에 이 해변은 베스트 키드, 첫 키스만 50번째,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 수많은 영화에도 등장하며,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촬영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2화: “BEHIND THE HOLLYWOOD SIGN”
레이크 할리우드 파크, 할리우드 (대표작: 그렘린, 프렌즈 위드 베네핏, 대지진, 할로윈) 3160 Canyon Lake Drive
Locationland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해리 메드베드가 할리우드 사인 트러스트의 다이애나 라이트, 그리고 감독 윌 글럭(대표작: 이지 A, 애니원 벗 유)과 조 단테(대표작: 그렘린, 하울링)와 함께 “할리우드 사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탐험합니다. Locationland라는 이름 자체도 원래 1923년 인근 주택 개발을 홍보하기 위해 세워졌던 ‘Hollywoodland’ 사인에서 따온 말장난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언덕 위 사인 바로 아래에는 레이크 할리우드 파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조 단테가 앨런 아쿠시와 함께 첫 장편 영화 할리우드 블러바드를 공동 연출한 장소이자, 윌 글럭이 2011년 히트 로맨틱 코미디 프렌즈 위드 베네핏을 촬영한 곳입니다. 또한 이 공원은 1970년대 흥행작 대지진과 할로윈에도 등장하며, LA 영화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품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3화: “ED WOOD’S PLAN 9 ADVENTURES”
산 페르난도 파이오니어 메모리얼 공동묘지 (대표작: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14451 Bledsoe, Sylmar
Locationland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메드베드는 컬트 영화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를 둘러싼 전설과, 그에 못지않게 기묘한 사실들을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1957년에 제작된 독립 SF 영화로, 한때 “역대 최악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코미디언이자 플랜 9의 열렬한 팬인 다나 굴드와 함께, 그는 실마에 위치한 잘 알려지지 않은 묘지인 산 페르난도 파이오니어 메모리얼 공동묘지를 방문합니다. 이곳은 감독 에드 우드가 그의 악명 높은 영화 속에서 드라큘라 스타 벨라 루고시의 마지막 촬영 장면을 찍은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이 묘지는 훼손 문제로 인해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만 개방되거나 사전 예약을 통한 투어로만 방문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의도치 않게 웃음을 자아내는 플랜 9의 할로윈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으며, 실마 지역의 여러 장소가 등장하는 이 작품과 더불어 조지 A. 로메로의 1968년 좀비 영화 걸작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역시 상영된 바 있습니다.
4화: “FILM LOCATIONS 101 WITH LA LA LAND LOCATION MANAGER”
스프링 스트리트, 차이나타운 (Chinatown)
Locationland 의 네 번째 에피소드 “Film Locations 101”에서는 해리 메드베드가 전설적인 LA 로케이션 매니저 로버트 폴크스(대표작: 라라랜드, 트루 라이즈, 크라임 101 등)와 함께 도시의 대표적인 촬영지와 숨겨진 명소를 빠르게 둘러봅니다. 에피소드는 LA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됩니다. 메드베드와 폴크스는 Ord 스트리트와 스프링 스트리트 교차로 근처의 벽돌 아치를 찾습니다. 이곳은 1974년 네오 누아르 미스터리 영화 차이나타운의 마지막 장면에서 존 휴스턴, 페이 더너웨이, 잭 니콜슨이 등장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올해 초 LA 타임스가 “역대 최고의 LA 영화”로 선정한 이 작품 속에서는 아치가 크림색 석고로 표현되었지만, 현재는 벽돌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을 따라 걸어본 후에는 근처의 Mama Lu’s Dumpling House에서 만두를 맛보거나, Philippe The Original에서 프렌치 딥 샌드위치를 즐겨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부에나 비스타 힐, 엘리시안 파크 (대표작: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1842 Academy Dr, Echo Park
“Locations 101”에서는 메드베드와 폴크스가 엘리시안 파크의 부에나 비스타 힐도 방문합니다. 이곳은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초반 장면에서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가 LA 다운타운이 파괴되는 미래의 악몽 같은 환영을 보는 장소입니다. 이 영화에서 폴크스는 조감독으로 참여하며 6개월을 보냈고, 촬영을 위해 실제로는 평화로운 이 장소에 놀이터와 철조망을 설치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도시의 소음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공포가 아닌 여유를 선사합니다. 이미 LA 필수 방문지로 손꼽히는 이곳에 터미네이터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엔젤스 플라이트, 다운타운 LA (대표작: 라라랜드, 키스 미 데들리, 크리스 크로스) 351 S. Hill St, Downtown Los Angeles
메드베드와 폴크스는 다운타운 LA의 상징적인 푸니쿨라 철도인 엔젤스 플라이트도 찾습니다. 이곳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영화에 등장해온 명소입니다. 길이 약 91m의 이 관광 명소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 중 하나로, 2016년 히트작 라라랜드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을 선사했습니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이 함께 탑승해 정상에서 경쾌하게 춤을 추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폴크스 역시 “Locations 101”에서 이 장면을 유쾌하게 재현합니다!) 또한 키스 미 데들리, 크리스 크로스, 그리고 1965년 영화 앤젤스 플라이트 등 클래식 필름 누아르에서도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했습니다. 현재 이 철도는 힐 스트리트와 캘리포니아 플라자를 연결하며, 편도 $1.50, 왕복 $3.00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합니다.
사리타의 푸푸세리아 at 그랜드 센트럴 마켓, 다운타운 LA (대표작: 라라랜드, 크라임 101) 317 S. Broadway, Downtown Los Angeles
폴크스가 엔젤스 플라이트에서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과 함께 촬영한 바로 그날, 이들은 바로 옆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서도 촬영을 이어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라라랜드의 주인공들이 영화 속 첫 데이트를 나눈 장소, 바로 시장 안의 사리타의 푸푸세리아(Sarita’s Pupuseria)입니다. 그리고 약 10년 후, 폴크스는 2026년 스릴러 크라임 101 촬영을 위해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연기한 보석 도둑이 닉 놀테가 연기한 장물업자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들어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최근 LA에서 ‘영화 촬영지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메드베드가 “Locations 101”에서 언급했듯이 사리타의 푸푸세리아는 방문객들이 라라랜드 속 바로 그 장면의 위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기념 플라크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리카르도 멘도자 벽화 (RICARDO MENDOZA MURAL) & 리아스 타코스 (LIA'S TACOS), 에코 파크 (대표작: 크라임 101) 1625 W. Sunset Blvd, Echo Park
“Locations 101”은 선셋 블러바드와 에코 파크 애비뉴 교차로, 리카르도 멘도사의 대형 벽화 “Sculpting Another Destiny” 앞으로 이어집니다. 폴크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크라임 101의 야간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크리스 헴스워스와 그의 연인(모니카 바바로)이 고급 레스토랑을 나와 동네 타코 가게인 리아스 타코스에서 음식을 먹는 장면입니다. 퍼시픽 얼라이언스 메디컬 빌딩 외벽을 감싸듯 그려진 이 2층 규모의 벽화는 치카노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LA 특유의 감성을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이곳은 두 인물이 나누는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인상적인 배경이 됩니다. “이 동네 정말 좋아요,” 폴크스는 Locationland에서 말합니다. “에코 파크를 이렇게 보여줄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WINDWARD AVENUE, 베니스 비치 (대표작: 크라임 101, Crime 101, 광야생사, 덩크슛) Venice Beach, CA 90291
크라임 101에서 할리 베리가 연기한 샤론은 윈드워드 애비뉴에 위치한 피자 로컬 베니스(Pizza Local Venice)에서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형사와 만납니다. 영화 속 그녀의 요가 스튜디오 역시 같은 블록에 위치하며, 샤론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며 로즈 애비뉴 인근 베니스 비치를 걷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이때 배경으로는 산타모니카 피어가 펼쳐집니다. 윈드워드 애비뉴는 오래전부터 대형 영화 제작의 중심지로, 오슨 웰스의 1958년작 광야생사와 1992년 스포츠 코미디 덩크슛의 오프닝 장면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또한 현재 제작 중인 새로운 베이워치(Baywatch) 시리즈 역시 베니스 비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셀피 스틱과 할리우드식 미소, 그리고 Locationland에서 얻은 모든 정보를 챙겨 떠나보세요. 당신도 영화 속 장면을 현실로 이어, 진짜로 “영화를 그 자리에 놓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